[앵커]
'총선 전초전'으로 평가됐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56.52%로 당선됐습니다. 낙선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17%포인트입니다. 양당이 총력전을 벌였던 만큼 후폭풍도 상당한데요. 정치권 소식, 국회 나가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선거 결과가 어제 늦은 밤에 윤곽이 드러났는데요. 결과 먼저 간략히 전해주세요.
[기자]
민주당의 완승입니다. 개표 결과 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56%를 얻어 39%에 그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17%포인트 이상 여유 있게 앞섰습니다. 진 당선인은 상식과 원칙의 승리라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고, 김 후보는 강서구민의 뜻을 받들겠다면서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앵커]
선거에서 대승한 민주당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압승한 민주당은 한껏 고무된 모습입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강조하면서, 국무총리 해임과 법무장관 파면 등 대여공세의 고삐를 조인다는 방침입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습니다. 이번 선거결과는 윤석열 정권의 폭주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자 새로운 강서구를 바라는 국민 모두의 승리입니다"
[앵커]
이재명 대표가 병원에서 퇴원하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이 강서구청장 유세현장이었잖아요.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에 위기론이 나오던 리더십도 안정을 찾게 되는 건가요?
[기자]
그동안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됐었는데요.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선거까지 승리하면서 오히려 리더십에 탄력을 받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당내 계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단합의 모양새로 당을 안정화시킬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대표는 진 후보의 당선 후 입장문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겠다"고 언급했는데요. 체포동의안 정국 이후 비명계에 대한 포용의 메시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문제는 국민의힘이죠. '졌지만 잘 싸웠다'는 명분을 위해서라도 득표율 한 자릿수 이내 접전을 기대했는데, 17%포인트 차이면 이런 주장도 사실상 불가능해진 거잖아요?
[기자]
예상을 넘어선 냉혹한 민심에 국민의힘은 당황한 모습인데요. 오늘 아침 긴급 최고위원회를 연 국민의힘은 내일 다시 최고위원회를 소집하고 주말에는 의원총회까지 예고하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오늘 회의에서 김기현 대표는 굳은 얼굴로 분골쇄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우리 당의 약세 지역인 수도권 등에서 국민의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더욱 낮은 자세로 민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앵커]
당초에 귀책사유가 있던 김태우 후보를 공천한 것도 김기현 지도부였던 만큼 책임론을 피해가기 힘들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오늘 향후 대책이 결정된 게 있을까요?
[기자]
오늘 아침 비공개 회의에서는 지도부 내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과, 일개 구청장 선거일뿐인데 당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의견이 충돌하면서 온도차가 상당했다고 하는데요.
회의에서는 총선 체제로 전환해서 인재 영입을 서두르자, 임명직 당직자가 일괄 사퇴해서 인적쇄신을 하자, 혁신위원회 성격의 기구를 신설하자 등의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채 내일 회의를 다시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런 방안들은 현재의 지도부가 유지된 채로 당을 수습하겠다는 의도인데, 수도권 민심을 간과한 현 지도부 자체가 혁신 대상이라는 지적이 뼈아픈 대목입니다. 당 주류는 비대위 전환에 분명히 선을 긋고 있지만 비윤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더 힘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앵커]
앞에서 전해드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의 자진사퇴도 후폭풍의 결과로 봐야겠죠?
[기자]
여권에서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중도 퇴장 사태가 중도층 민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이번 선거결과와 맞물리면서 오늘 국민의힘 회의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대통령실에 건의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김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던 만큼 용산 참모진 개편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