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 국경에서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교전까지 벌어지면서 전선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 접경 서부 갈릴리 지역에서 벌어진 대전차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레바논 남부에 대해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군은 헤즈볼라의 감시 초소 두곳도 전차로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와 연대하고 있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의 무력 충돌은 나흘째 이어졌다.
헤즈볼라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꼽혀왔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뿌리를 뽑겠다면서 팔레스타인 난민이 많이 머물고 있던 레바논을 무력 침공하고 남부 지방을 강제 점령하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시아파 무장세력으로 결성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정파로, 레바논 정규군보다 강한 무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헤즈볼라는 대규모의 로켓 등 무기는 물론 과거 인접국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숙련 전투원만 수천명을 보유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슬람 종파가 다른 이란, 헤즈볼라와 10년 전 시리아 내전 때 관계가 더욱 냉랭해졌지만 최근 수년간 연대를 강화해왔다.
NYT는 지난 4월 레바논에서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을 향한 강력한 로켓 공격이 이뤄진 것은 하마스, 이란, 헤즈볼라 등의 연대 강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관심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본격 개입하느냐 여부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본격화된다면, 헤즈볼라의 동맹인 이란과 러시아, 시리아까지 잇따라 개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목된다.
FT는 "최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에는 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비공식적인 레드라인이 준수돼 왔지만 하마스의 공격 이후 분쟁이 전면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징후는 아직 없으며, 지금까지 제한적 공격을 하고 있는데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한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헤즈볼라 전투원이 일부 참여한 시리아 측과도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 교전도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자칫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3개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NY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