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하버드대 학생들에 대한 조직적인 보복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최근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이스라엘 비판 성명에 서명한 하버드대 학생들에 대해 취업시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엑스(트위터)에 올렸다.
애크먼은 자신의 이 글에서 "하버드대학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극악무도한 행위에 대해 이스라엘만 비난한 성명을 낸 하버드 학생회 명단을 공개할 것인지에 대한 문의를 많은 기업대표들(CEOs)이 해오고 있다. 우리중 아무도 부주의로 그들을 고용하지 못하도록 하기위해서다. 학생회 회원들이 성명을 지지한다면, 그들의 이름이 공개돼 그 견해가 자신들의 것임이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고 적었다.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 대해 취업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사실상의 사상검증을 공개리에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가 글에서 '많은 기업대표들'이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여러 기업들에서 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야한다는 여론이 많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동시에 하버드대 학교당국에도 학생회 명단을 공개하라는 압박을 가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1966년생인 애크먼은 자신이 유태인이라는 사실을 공개리에 밝힌 적은 없다.
그러나 인사이더의 2013년 1월 10일자 기사에 따르면 애크먼은 유태인이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애크먼은 뉴욕주의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 있는 차파쿠아의 유대계 가정에서 자랐다는 것이다.
유태인들이 미국의 주요 금융, 기업, 언론을 장악하고 있듯이 애크먼의 아버지도 뉴욕에서 부동산 금융업으로 성공한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하버드대 및 대학원 학생회 24곳은 이번 전쟁과 관련해 원죄는 이스라엘에 있다는 취지의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학생회 대부분은 서남아시아, 중동지역을 배경으로 한 모임이지만, 이스라엘 학생회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버드대 뿐 아니라 뉴욕대 학생들도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시카고에 기반한 대형 로펌 '윈스턴&스트론'은 11일 일부 대학생들의 이스라엘 비판 성명과 관련해 관련자의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당사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는 주인공이 뉴욕대 로스쿨 학생회장 리나 워크먼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워크먼은 최근 "이스라엘은 이 엄청난 인명 손실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윈스턴&스트론'이 유태인이 소유한 로펌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이 로펌이 유태인의 미국내 권익 옹호 사건을 여러차례 변론해왔다는 점에서 유태계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산업계의 이 같은 보복 움직임에 힘입은 탓인지 이스라엘 비판 학생들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날 하버드대 17개 학생 모임은 500여명의 교직원과 함께 "이스라엘 비판 성명은 완전한 오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복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
애크먼의 문제의 트위터 글에는 "우리가 언론자유를 신봉하는 게 맞나? 그들(하버드 학생들)에 동의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도록 해야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편, 이스라엘을 비판한 성명을 발표한 하버드대 학생회 명단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유라시아그룹 이란 브레머 회장의 트위터 글은 이날 현재 1888만건의 조회수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