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진주가격 폭등…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때문?

2023년 3월 열린 베이징 국제 보석 전시회에서 소비자들이 진주를 구매하고 있다. 중국신문망 홈페이지 캡처

중국에서 진주 가격이 이례적으로 폭등하고 있다. 중국 현지매체는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핵오염수 해양방류에 따른 진주 생산 차질 우려도 진주 가격 폭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 중국신문망은 10일 진주 가격이 올해 초부터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에 비해 최대 50% 가량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예를들어  8.5~9mm급 아코야 진주목걸이 가격은 지난해 9500위안(약 175만 원)이었지만, 올해는 그보다 크기가 작은 7.5~8mm급 아코야 진주목걸이가 1만 2천위안(약 22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코야 진주는 바닷물에서 양식하는 해수진주의 일종으로 고가 진주에 속한다.

해수진주 뿐만 아니라 민물에서 양식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담수진주 가격도 급격히 오르고 있다. 담수진주로 만든 목걸이 가격은 한달 전에만 해도 4천 위안 정도였지만, 현재는 6천~7500위안으로 폭등했다.

중국신문망은 이렇게 진주 가격이 갑자기 폭등하자 더 오르기 전에 진주를 구매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최근 몇년간 '금 열풍' 이후 현재는 '진주 캐기'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진주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중국은 세계 최대 담수진주 생산국인데 최근 환경오염 문제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진주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진주 판매상 자오 씨는 "과거에는 많은 진주 양식업자들이 다량의 비료를 사용해 수질을 오염시켰다"면서 "생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는 진주 양식을 제한하고 규제하기 시작해 진주 양식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공급은 감소하는데 반해, 과거 중.장년층 이상이 선호하는 보석이었던 진주가 최근들어 젊은층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수요는 더 늘고 있다. 자오 씨는 "최근 몇 년간 연예인들이 진주를 착용한 사진에 자주 등장하고, 같은 모델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기다 최근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도 진주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중국신문망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많은 소비자들이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로 해수진주의 품질에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미리 진주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해수진주 가격이 급등한 뒤 대체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결국 담수진주의 인기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샤오 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핵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된 후 진주 목걸이 몇 개를 사서 '비축'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사고 싶을 때 못 사게 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진주 가격 급등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다. 중국신문망은 관련 업계의 의견을 근거로 "진주 가격이 몇 년 전 가격으로 다시 하락하기는 어렵지만 앞으로는 소폭 상승 또는 하락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 "수요가 감소하면 버블은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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