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특목고·자사고' 쏠림 우려

사진공동취재단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 대학입시 제도 개편 시안'의 가장 큰 특징은 고교 내신의 변별력 약화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중요도 증가로 요약된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25년부터 고교 내신평가는 1·2·3학년 전 과목에 동일한 평가체제가 적용된다.
 
예체능을 제외한 모든 과목은 학생의 성취수준에 따른 5등급 절대평가(ABCDE)를 시행하면서, 성적 부풀리기에 대한 견제장치로 상대평가(석차등급) 1~5등급을 함께 기재한다.
 
교육부 제공

이처럼 내신성적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1등급은 4%에서 10%로, 2등급은 누적 11%에서 34%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내신에서의 불리함이 있었던 외고와 국제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유웨이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번에 내신이 5등급으로 사실상 약화하면서, 명문고나 특목고, 자사고의 경쟁률이 높아질 것 같다"고 관측했다.
 
대학입시에서 내신은 약화하는 반면 수능의 중요도는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내신 변별력 약화로, 상위권 대학에서 현행 수시 선발방식으로는 학생 선발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수능 최저 학력기준 강화, 심층면접·논술 등 대학별 고사와 같은 다양한 시도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응시하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 선택과목간 유불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2외국어/한문을 제외한 모든 과목이 선택과목 구분 없이 치러진다.
 
국어와 수학은 영어처럼 공통과목으로 치러지고, 사회·과학 탐구영역도 선택과목 구분 없이 통합사회·통합과학으로 치러진다.
 
특히 문과 상위권 학생들의 가세로 의대 등 자연계 학과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대표는 "그동안에는 문과생들이 이과 수학(미적분·기하)을 공부하지 않으면 의대 등 자연계열 학과에 진학하지 못했는데, 2028학년도부터는 문과 수학인 '확률과 통계'로도 진학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첨단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미적분Ⅱ+기하'를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하는 심화수학 영역 신설 방안 채택 여부가 변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에 참석해 선택형 수능 폐지 및 과목 통합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웨이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심화수학이 채택되면 학습부담이 종전과 같지만, 채택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과학생의 경우 학습부담이 감소하게 된다"며 "심화수학이 수능 시험 범위에서 제외될 경우 수학 교사들과 이공계 대학 교수들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번 2028 대학입시 제도 개편 시안은 2022학년도부터 시행 중인 문이과 통합형 수능의 문제점을 바로잡은 것으로,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성호 대표는 "현재의 통합수능은 선택과목 간 유불리나 이과생들이 인문계열로 교차지원하는 이른바 '문과침공' 등 여러 문제가 있는데, 개편안은 이런 부분들을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김원중 입시전략실장은 "지금의 입시체제에서 국어는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에 비해 유리하고, 수학은 미적분이나 기하가 '확률과 통계'에 비해 유리하다. 동일한 원점수지만 복잡한 산출과정을 통해서 표준점수가 다르게 나타나는 구조였지만, 선택과목이 폐지됨으로써 선택에 따른 유불리에 대한 논란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교육부는 '2028 대학입시 제도 개편 시안'에 대해 국가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 및 의견 수렴을 진행한 후, 올해 안에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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