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돌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교회의 역할이 강조돼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2023 충청북도 출산돌봄 컨퍼런스'가 10일 오후 2시 청주 서원경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김진오 CBS 사장은 '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심각한 인구 감소 현상을 지적하며 사회 전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올해 2분기 기준 합계출산율은 0.7명까지 떨어져, 우리나라는 이미 인구 감소의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특히 우리나라 생산가능 인구는 지난 2020년 3738만 명에서 오는 2060년에는 2066만 명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아이를 낳을 수 없고 키울 수 없는 악조건임에도 출산을 기쁨으로 여기고, 모두가 돌봐줘야 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교회를 중심으로 한 극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모가 눈치 보지 않고 부담 없이 아이를 기를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해야 한다"며 "기업의 육아휴직은 당연한 권리로, 정부는 실질적 인센티브와 가족친화 사회 분위기를 위한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어 "저출산 극복은 교회가 시작"이라고 당부하며 당진동일교회와 부산동상제일교회 등 교회의 돌봄 모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돌봄 정책의 한계와 저출산 대응 예산의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17년 4만 9263곳이었던 전국 유치원·어린이집은 지난해 3만 9458곳으로 5년 동안 20% 가까이 감소했다.
저출산 대응 예산은 지난 2015년 14조 7천억 원에서 지난해 51조 7천억 원으로, 무려 3배 이상 크게 늘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그린스마트 조성이나 군인·군무원 인건비, 소상공인 재기 지원 등 저출산 대응과 직접적인 곳에 쓰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훈(당진동일교회) 목사는 '출산 돌봄, 한국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출산 정책의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이 목사는 "직장과 주택, 출산, 교육 등 전반에 대해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있다"며 "자녀 하나 때문에 모든 인생을 바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해 학원비 등으로 지출된 비용만 국세청 통계 기준으로 28조 원이고, 과외 수업비까지 포함하면 추정 40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며 "지금 젊은이들은 노후가 없어진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또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280조 원이나 쏟아부었는데, 정작 출산율과 관련 없는 사업이 수두룩 한 탓에 지금 출산 정책은 젊은이들을 조롱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하며 보다 실질적인 정책 발굴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컴퍼런스는 충북CBS가 주최하고, 충북CBS 생명돌봄위원회(위원장 황순환 서원경교회 목사)가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