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돼 온 반달가슴곰 '주영이'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돼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동물보호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 8일 화천군에 위치한 '사육곰' 농장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되던 반달가슴곰 1마리를 구조했다.
이번에 구조된 사육곰은 2013년에 태어난 암컷으로 한 고등학교 교사가 사육곰 구조 비용과 구조 후 보호 비용을 모두 부담하겠다며 사육곰의 구조를 동물보호단체에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이 교사는 북극곰을 돕기 위해 오랫동안 돈을 모으던 중 사육곰의 비극적인 현실을 알게 되면서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단체는 2021년부터 화천군 내 사육곰 농가들과 협의한 끝에 총 17마리를 구조해 자체 보호시설에서 보호해 왔으며 이번에 구조된 사육곰 '주영이'도 같은 시설로 옮길 계획이다.
'주영이'는 정부의 사육곰 산업 정책에 따라 10살이 되면 도축이 허용됨에 따라 웅담을 사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나 소유주가 환경부에서 공영 보호시설을 짓는다는 소식을 듣고 도축하지 않겠다는 의지에 따라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최인수 활동가는 "이번 구조로 화천군에서 사육곰이 완전히 사라진 점은 의미가 크지만 아직 전국에 300마리에 가까운 사육곰들이 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되고 있다"며 "웅담 수요에 따라 계속 열악한 환경 속에서 늙고 병든 곰들이 많아 개체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규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대표는 "정부의 공영 사육곰 보호시설이 완공돼도 현재 남아있는 사육곰들의 절반 가량은 여전히 갈 곳이 없는 처지"라며 "우리 단체의 보호시설도 아직 완전한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