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글 반포 577돌을 맞았습니다. 한글이 지금과 같은 체계로 발전한 데에는 우리 국어학자들 뿐 아니라 초기 선교사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한글의 우수성을 발견해 한글 발전에 기여한 선교사들의 노력을 살펴봅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호머 헐버트 선교사는 고종의 밀사로, 을사늑약이 무효임을 세계에 알린 독립운동가이자 육영공원을 거쳐, 배재학당, 한성사범학교 등에서 활동한 교육자였고, 한글의 체계적 발전과 확산에 기여한 한글학자였습니다.
헐버트 선교사는 입국 3년 만에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1889년 미국 뉴욕 트리뷴에 기고한 글 '조선어' 첫 머리에서 그는 한글을 완벽한 문자라고 소개합니다.
헐버트는 이처럼 쉽게 쓰고 배울 수 있는 한글을 통한 교육의 확산을 강조했습니다.
[김동진 회장 /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교육이 넓어지면 스스로 양반과 상놈, 반상이 타파된다고 봤어요. 그리고 교육이 넓어지면 사람들이 호기심이 생기고 책을 읽어서 과학이 발전하고 기술이 발전하고 문명이 진화된다."
헐버트는 최초의 한글로 된 교과서 '사민필지'를 시작으로 15권의 한글 교과서를 펴냈습니다.
또, 배재학당에서 사제지간의 연을 맺은 주시경 선생 등과 함께 독립신문을 펴내고, 존 로스 선교사가 처음 도입한 띄어쓰기와 마침표, 쉼표 사용을 정착시켰습니다.
[김동진 회장 /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독립신문이 1896년에 나왔지만 감리교에서 조선그리스도인 회보라는 신문이 1년 뒤인 1897년 1월 나왔습니다. 아펜젤러와 헐버트가 편집자였습니다. 그것도 띄어쓰기와 점찍기가 다 돼있어요."
이 밖에도 언더우드와 게일 선교사는 한국어 사전을 펴내며 한글 체계화에 기여했고, 존 로스 선교사의 누가복음 번역 등 한글 번역 성경은 복음전파는 물론, 그 자체로 한글을 확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세종의 한글 반포 이후 450년 가까이 양반과 사대부가 한자에 비해 천하게 취급했던 한글의 우수성을 당시 외국인이었던 선교사들이 먼저 알아본 셈입니다.
1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한자 대신 영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한글 보다 영어를 더 우월하게 여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동진 회장 /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헐버트 박사의 말이 똑같아요. 한자를 안다는 우월감으로 산다 조선 사대부들이. 그래서 우리 교회 목회자님들이나 교회 지도층에 있는 분들이 우리 말글을 아끼면서 설교를 하고 복음을 전파해야 올바른 산 한민족의 기독교가 될 수가 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글날 577돌을 맞으며 한글의 우수성을 발견한 헐버트 선교사의 통찰이 한국교회의 자부심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정용현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