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 맞은 충장축제, 세대·국경 초월 성황리에 마무리

금남로·충장로 일원 구름 인파 북적…도심 곳곳이 '충장발光'
지역 상권 활력·안전관리 총력, 음악으로 하나 된 버스킹 월드컵

제20회 추억의 충장축제. 박성은 기자

광주 동구(청장 임택)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치러진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마스끌레타, 거리 퍼레이드 등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지속 가능한 지역 대표 문화콘텐츠로 위상을 다지고, 세대·국경을 초월한 '광주다운 축제'로 재도약하는 새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올해 성년을 맞은 충장축제는 '충·장·발·光'을 주제로 충장로와 금남로, 5·18민주광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동구 일원에서 5일간 주최 측 추산 약 80만 명이 방문하는 성황을 이뤘다. 특히 지난해 성과에 힘입어 2회째를 맞은 '광주 버스킹 월드컵'을 통해 거리마다 국내·외 뮤지션들의 음악을 들으며 축제를 즐기는 '세계적인 도심 길거리 뉴트로 문화예술축제'의 선도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도심 전체가 들썩들썩…구름 인파 북적

올해 성년을 맞은 충장축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개최했던 지난 축제 현장을 재현하듯 3년여 만에 도심 전체가 북적이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광주 대표 구도심인 충장로·금남로 일원은 차량 통제로 매일 십수만 명의 인파들로 가득 찼다. 마스끌레타, 추억정원, 기억 놀이터 등 시민들과 함께 만들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행사들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특히 7~9일 주말 연휴 동안 금남로 1가 전일빌딩245 앞 주무대와 충장로 일원, 5·18민주광장 등에서 진행되는 각종 공연을 비롯해 '충장 퍼레이드', '마을 모뉴먼트 전시', '추억의 롤러장', 글로벌 오디션 '광주 버스킹 월드컵', '추억의 고고나이트', '만찬의 골목', '라온페스타-가을 시즌' 등은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아기 띠는 물론 유모차까지 끌고 축제장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늘면서 각종 출입 제한이 심했던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도심 전체가 자유로운 축제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축제 열기에 제대로 불 붙인 '충·장·발·光'

이번 축제의 핵심 키워드는 '불'이었다. 개막식 불꽃·드론 쇼를 시작으로 지난 7일 전일빌딩245 앞 '마스끌레타'에 이어 이어 8일 금남공원부터 전일빌딩245까지 약 1㎞ 구간은 각 동별마다 고유의 역사성과 콘텐츠로 담아낸 모뉴먼트를 주민들의 힘으로 끌고 행진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중 '파이어아트 퍼레이드'와 퍼레이드의 대미를 장식한 점화식 '불 사르다'는 그야말로 '불멍(불을 보면서 멍 때린다)'하며 좋은 기억은 추억으로 남기고 잊고 싶은 기억은 잊힐 수 있도록 특별한 의식을 치러냈다.
제20회 추억의 충장축제. 박성은 기자
특히 시대와 세대, 국경을 초월하는 전 세계인과 함께하는 '광주다운 축제'로 거듭나고자 모든 프로그램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성과를 톡톡히 봤다. 축제 기간 내내 금남로 1~3가 일대에 펼쳐진 '추억정원'이 대표적이다. 조선대학교 미술대 학생들이 거리에 그려놓은 밑그림을 바탕으로, 삼삼오오 모인 방문객들이 분필로 거리를 수놓았다. 그 공간 위에 '희·노·애·락'을 테마로 하는 4구역 추억정원 곳곳에 개인의 추억을 담은 촛불 모뉴먼트를 놓아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추억정원 곳곳에 마련된 모뉴먼트 관람으로 그치지 않고, 국적·나이를 불문한 참여자들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낸 '인스톨레이션 아트(미술 작품을 주위 공간과 융합해 설치하는 미술)'로 거듭났다. 또한 '축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충장 퍼레이드'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진행방식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관내 13개 동 주민, 지역 작가들의 협업으로 제작한 모뉴먼트는 올해 처음 시도한 특별한 퍼레이드로 주목받았다.

 

세계 최대 글로벌 오디션 '버스킹 월드컵'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축제에서도 킬러 콘텐츠는 '제2회 광주 버스킹 월드컵'이었다. 모집 공고를 시작한 지난 5월부터 예심, 본선을 거쳐 7일 전일빌딩245 주무대에서 열린 최종 결선 무대를 마지막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골든 버스킹상'은 브라질 출신의 듀오 리비아&프레드(Livia & Fred)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경연에 참가한 뮤지션들 모두 "광주 버스킹 월드컵을 통해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었다"면서 극찬했다.
 
특히 '버스킹 월드컵' 경연뿐만 아니라 국내·외 뮤지션은 도심 곳곳에서 멋진 버스킹 무대를 선보이며 시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캐나다 아티스트 팀 '뮤직 인 더 정글(Music in the Jungle)'은 "버스킹 월드컵은 단순한 경연이 아닌 한 번도 교류해 본 적 없는 음악가들의 문화가 만나고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었다"면서 "광주에서의 나날은 새로운 인연, 사랑과 우정, 색다른 영감을 얻어가기에 충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역 상권·문화예술인 모두 숨통 틔워

제20회 추억의 충장축제. 박성은 기자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인 일상 회복과 발맞춰 지난 3년여간 타격을 받아온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역 문화예술인 등 모두 숨통이 트이는 5일이었다.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다채로운 부대행사를 곳곳마다 열어 지역사회와 동반 상생·성장을 꾀했다. 5~8일 충장로·지하 상점가 일원에서 진행된 '라온페스타-가을 시즌'은 충장나이트마켓, 푸드트럭 등을 열어 충장로 상점가 소비 촉진에 기여했다.
 
예년과 달리 대면 행사가 확대된 만큼 선택의 폭을 넓힌 각종 판매 행사가 줄을 이었다. 청년 창업자가 직접 개발한 상품을 판매·원데이 클래스 운영을 하는 '청년창업자 프리마켓'을 비롯해 금남지하도상가 대축제, 제12회 동구 희망복지 박람회, 제6회 전남 제철 수산물 직거래 장터, 대학 가족회사 및 I-PLEX 우수기업 제품 박람회, 충장만물상, 충장프렌즈 팝업스토어 등이다.
 
또한 관내 사회적경제 기업 20여 곳의 참여로 운영한 '별별동구 사회적경제 충장장터'를 비롯해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에서는 '제10회 무등아트페스티벌' 균일가 판매전시를 개최했다. 매년 축제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특별 이벤트 전시로, 작가 150여 명의 작품 500여 점이 모두 판매됐다. 최대 40만 원 이하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참여 작가와 시민들 모두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MZ세대 사로잡은 홍보…안전관리 총력

개막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충장축제는 적극적인 홍보로 대내외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그중에 5일 개막식 당일 5·18민주광장 상공에서 선보인 불꽃쇼와 드론 퍼포먼스는 압도적이었다. 이번 축제 주제인 '충·장·발·光'을 상징하는 로고와 신규 캐릭터 충장프렌즈 이미지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또한 공식 SNS 채널(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을 통한 홍보 활동도 눈길을 끌었다.
 
청년 기획단 '찐이'와 함께 다양한 이미지와 카드뉴스, 현장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한 영상과 사진을 실시해 게시해 SNS 활용이 능숙한 MZ세대들로부터 주목받았다. 이외에도 축제 현장을 찾은 젊은이들이 실시간으로 #광주추억의충장축제 등 해시태그를 포함한 글과 릴스, 숏츠 등을 잇달아 게시하면서 흥행몰이에 일조했다.
 
또한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안전한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축제 기간 내내 유관기관 합동 안전관리 종합상황실을 금남로 무등빌딩 옆 골목에 설치해 안전관리 총괄부터 ▲안전관리 총괄(동구청) ▲화재·응급구조를 대비한 소방 분야(동부소방서) ▲범죄·교통안전 분야(동부경찰서) ▲시설 건축물 점검에 따른 건축·전기·가스·기계 분야(동구안전관리자문단) ▲긴급 의료 분야(동구보건소) 등이 한 곳에 모여 축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했다.

'추억의 충장축제' 더 나은 내년 기약

올해는 지난 19년간의 축제와 차별화를 꾀하고,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모두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광주다운 축제'의 선도적인 모델을 만들고자 다양한 변화와 시도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올해의 성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공동체 축제' ▲지속가능한 도시와 미래 가치를 만들어 내는 '미래 영감 축제' ▲K-문화의 중심이자 축제도시 광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축제'로 발돋움할 비전을 그려낼 전망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성년을 맞은 올해는 '충·장·발·光'이라는 주제로 남녀노소, 지역과 나라가 서로 어울리는 그야말로 세대 초월, 국경 초월,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로 치러졌다"면서 "20년 역사를 토대로 내년에는 더 많은 국내·외 관람객들이 체류하며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꾸민 '충장축제'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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