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태극전사들에게는 숨을 돌릴 틈이 없다.
내년 7월에 개최되는 파리올림픽이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최윤 선수단장,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8일 오전 중국 항저우 시내의 한 호텔에 마련된 스포츠 외교 라운지에서 결산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회 기간에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 선수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내면서도 파리올림픽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날 오후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2개(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를 획득해 중국(금 201, 은 111, 동 71)과 일본(금 52, 은 67, 동 65)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했다.
당초 기대했던 금메달 45~50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스포츠 3위 자리를 수성하고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벌어진 일본과 격차를 좁히겠다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
대한체육회는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한국에 가서 전반적인 흐름을 분석해보려고 한다. 너무 안주하지 않았나 싶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레슬링, 복싱 등 투기 종목에서 굉장히 저조했다.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흥 회장은 효자 종목으로 기대를 모았던 종목들의 부진에 대해 "요즘 선수들은 새벽 운동을 안 하려고 한다. 그게 현실이다. 그러나 강제적으로 하게 할 수는 없다. 이게 심화되면 선수 인권 이야기가 나온다. 사회 환경이 달라졌고 옛날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에 대한 고찰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선수 수급도 문제다. 인구 감소 때문에, 전국체전을 통해 선수가 성장하는 것인데 팀도 없고 선수도 없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조명해야 한다. TF, 국제 업무 강화 등 데이터를 통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 가지 독특한 제안을 내놓았다.
이기흥 회장은 "파리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 훈련 개기식이 내년 1월 중순쯤 열리는데 그때 미리 선수단장을 임명하겠다"면서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촌하기 전에 해병대 극기훈련을 받게 하겠다. 저도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최근 젊은 세대가 즐기는 스포츠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기흥 회장은 이에 대해 "e스포츠, 브레이킹, 스케이트보드 등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스포츠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 해외 사례 파악 및 벤치마킹, 국제 업무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