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욱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상대로 1 대 1로 맞선 후반 11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조영욱의 득점에 힘입어 2 대 1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스포츠 선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하면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다. 이로써 K리그2 김천 상무 소속으로 군인 신분인 조영욱은 조기 전역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일 일병에서 상병으로 진급한 조영욱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탓에 진급 신고를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귀국 후 부대로 복귀하면 진급 신고 대신 전역 신고를 해야 한다.
조영욱이 득점 후 펼치던 경례 세리머니는 이제 볼 수 없게 됐다.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례를 한 조영욱은 "전역 신고를 안 했기 때문에 아직 군인 신분이라 경례 세리머니를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군인으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았다.
이날 일본에 선제골을 먼저 내줬지만 모두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했다. 조영욱은 "큰일 났다는 생각보다는 우리가 더 냉정하게 경기에 임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팀원들이 모두 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결승에서 맞붙은 일본에 대해서는 "확실히 특유의 스타일이 있다"면서 "빌드업부터 탄탄해서 수비를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기 전부터 상대가 일본이든 아니든 신경쓰지 않으려 했고, 우리가 해야할 부분만 신경쓰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상대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진 순간 조영욱은 다른 때보다 더 벅찬 감정을 느꼈다. 그는 "국제 대회에 나와서 경기 전 애국가를 들으면 항상 가슴이 많이 벅차오른다"면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져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조영욱은 각종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쳐왔다. 만 24세인 그에겐 이번 아시안게임이 마지막 연령별 대회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뛰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물었더니 "오늘인 것 같다. 대회를 잘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다"면서 "감독님께서 많이 믿고 맡겨주셨는데,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답했다.
설영우(울산)은 금메달을 목에 걸은 뒤 "황선홍 매직"이라며 대표팀을 이끈 황선홍 감독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에 조영욱 역시 "맞는 말이다"라며 공감했다.
조영욱은 "일본전을 앞두고 감독님께 '의심하지 마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면서 "우리가 하던 대로 하고 스스로를 믿으라고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실점을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고, 역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황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황선홍호는 이제 2024 파리올림픽 예선 준비에 나선다. 조영욱은 이제 연령별 대표팀에 참가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지만, 연령 제한을 받지 않은 와일드카드 발탁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그는 "뽑아주실 일은 없겠지만 태극 마크를 달고 뛸 기회가 또 온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