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2 대 1로 제압했다. 전반 1분 만에 일본의 우치노 코타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정우영(슈투트가르트)와 조영욱(김천 상무)의 연속골에 힘입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아시안게임 최다 우승국인 한국은 우승 횟수를 6회로 늘렸고,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사상 첫 아시안게임 3연패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백승호는 "일단 저를 믿고 뽑아주신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들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끝까지 서로 믿고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준 동료들한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백승호는 포효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그만큼 간절하기도 했고, 너무 이기고 싶었다"면서 "다들 너무 간절하게 준비한 시간이었는데, 좋은 결과를 이루게 돼서 너무 기쁜 표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백승호는 이번 대회 내내 완장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 그는 "감독님이 믿고 맡기셨는데 걱정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컸다"면서 "중간중간에 올라가면서 부담감도 느끼고 책임감도 컸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하게고 선수들이 너무 잘 따라와 줘서 힘든 것보다 재미있었던 게 더 큰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서 나온 3실점 중 2실점에 관여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백승호는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을 마친 뒤 "열심히 하다 보니까 그런 장면이 나왔다"면서 "오늘도 열심히 하다가 반칙을 했고, 슛이 내 쪽으로 오는데 피할 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사에서도 자꾸 실수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역으로 물어보고 싶다"고 억울함을 표출했다.
당시 속상했던 감정을 떠올린 백승호는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안 좋아서 그런 장면이 나왔다"면서 "나도 속상하고 팀원들에게 미안한데, 많은 얘기가 나와서 그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러 우리를 흔들려고 하는 건지 의도가 궁금했다"면서 "그런 부분을 이겨내려 했고, 결과가 잘 나왔으니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쿨하게 넘겼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백승호는 금메달을 목에 걸은 뒤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후 황선홍 감독에게 안겼는데 "내게 고생했다고 하시면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계속 울컥했다. 끝나고 나서도 울컥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황 감독은 지도자이기에 앞서 선배로서 누구보다 백승호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진심 어린 조언과 따뜻한 격려로 백승호를 달랜 그는 "(백)승호한테 전혀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대회 오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기사 댓글을 보지 말라고 했다"면서 "자기 할 일만 충실히 하면 된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도 안 알아줘도 묵묵히 내 일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백승호는 함께 금메달을 합작한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다들 너무 고생이 많았다"면서 경기를 뛰지 못한 (김)정훈이부터 마지막 골을 넣은 (조)영욱이, 8골을 터뜨린 (정)우영이, 막내지만 뒤에서 잘 받쳐준 (황)재원이, (이)한범이 등, 와일드 카드들까지 모두가 다 진짜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