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이강인은 금빛 질주를 내달렸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가장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2 대 1로 제압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3연패를 달성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강인은 "목표했던 우승을 이뤄서 너무 기쁘다"면서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들, 그리고 한국에서 많이 응원해주신 분들과 항저우까지 찾아주신 한국 팬들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강인에게 이번 대회는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매 순간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는 것 같다. 저한테 좋은 추억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앞으로 축구 선수 생활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서는 "지금이요. 우승을 했잖아요"라고 말해 모두의 공감을 샀다. 2 대 1로 앞선 후반 27분 안재준과 교체된 이강인은 그라운드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는데 "이기고 있는데 꼭 빨리 나와야 하나요?"라며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보였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이강인은 벤치에서 그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나가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너무 좋았다. 한국을 대표해서 처음 우승을 한 것이라 너무 특별했다"면서 "좋은 추억, 좋은 경험이었다.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목에 걸린 금메달에 대해서는 "무겁던데요"라고 말했다.
4년 전 U20 월드컵에서 함께 준우승을 일군 조영욱(김천), 이광연(강원FC), 이재익(서울 이랜드) 등과 이번에는 우승을 합작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특유의 끈끈함을 발휘했는데 이강인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내가 소집되기 전부터 한 팀이 돼서 너무 잘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서로 믿고 한 팀으로 뭉쳐진 것 같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황선홍 감독에겐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이강인은 "너무 감사하다. 항상 선수들을 믿어주셔서, 우리도 감독님을 항상 믿었다"면서 앞으로도 더 좋은 대회, 더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화두는 이강인의 병역 군 면제 여부였다. 세계적인 클럽에서 뛰는 한국 축구의 간판인 이강인이 커리어를 이어가려면 금메달을 통한 병역 특례가 필요했다.
개막 전부터 이에 대한 많은 관심이 쏠려 부담이 컸을 터. 하지만 이강인은 "큰 부담은 아니었던 것 같다. 병역 특례를 받으면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편리한 건 맞는 것 같다"면서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거라 솔직히 별생각 없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황선홍호는 내년 열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준비에 나선다. 이강인은 파리 올림픽 출전 욕심이 있냐는 질문에 "아시안게임을 겨우 끝냈다. 그 생각이 나겠는가"라면서 "지금은 그냥 즐기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