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63km요? 163km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하"
문동주는 7일 오후 중국 항저우 인근의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 야구 결승전에서 6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3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한국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승리는 곧 우승을 뜻했다.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의미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던 한국 야구가 다시 자존심을 회복한 순간 문동주는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이번 대회 야구장의 스피드건은 오락가락 했다. 문동주는 이날 시속 160km가 넘는 공을 찍었다. 문동주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그만큼 강하게 던졌다. 한국에 새로운 파이어볼러 에이스가 탄생했다.
문동주는 대만과 예선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은 "정말 잘 던졌다"고 칭찬했지만 문동주와 야구 대표팀은 0-4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잘 던진 수준을 넘어 압도적이었다. 문동주는 "일단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준비를 잘 했다. 전력 분석 쪽에서 준비를 잘해줬다. 그 결과가 나타난 것 같아서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선발투수의 역할에 집중했다고 했다. "제가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초반에 우리가 따라갈 수 있는, 승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포수 김형준과 호흡도 좋았다. 그는 "오늘 형준이 형 리드가 너무 좋았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형준이 형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문동주는 "어릴 때 아빠가 아시안게임 코치로 다녀오면서 그때부터 금메달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런 꿈을 이룰 수 있게 돼서 너무 좋다"며 "KBO 리그 팬 분들, 한화 팬 분들 앞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