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황이 거짓말 같습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강백호는 7일 오후 중국 항저우 인근의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울먹이는 표정과 목소리로 취재진을 만났다.
도쿄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최근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 무너졌을 때마다 그가 있었다. 게다가 태도와 집중력 저하 논란 때문에 엄청난 질타를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강백호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그래서 더욱 감격적이다.
먼저 강백호는 "정말 꿈만 같다. 이 상황이 거짓말 같다"며 "제가 대표팀에서 항상 좋은 결과를 못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이렇게 꿈만 같은 결과를 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대회 전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고 대만과 예선전 패배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강백호와 팀원들 모두가 보란듯이 이겨냈다. 그는 "처음에 졌을 때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힘을 모은 게 힘이 됐다. 팀을 위해 고생한 김혜성 형, 박세웅 형 등 형들이 없었으면 우리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백호가 태극마크를 달고 영과의 순간을 만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강백호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대표팀에 오는 과정이 제게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주변 분들이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제가 이 자리에 다시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백호는 "제가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말했다. 욕은 내가 먹을 테니까 더 패기있는 모습,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그게 좋았던 것 같다. 정말 모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