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중국 항저우 인근의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과 대만의 야구 결승전.
대만 감독은 한국이 2회초 공격에서 김주원의 희생플라이, 선발 린위민의 폭투로 2점을 뽑자 그라운드에 나와 심판에 항의했다.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지만 추측은 가능했다. 경기를 중단시켜야 하는 것 아닌지를 물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경기 시작 전부터 내린 빗줄기가 2회 들어 갑자기 굵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최대 변수는 바로 날씨였다.
지난 6일 대만과 일본의 슈퍼 라운드 최종전이 비 때문에 일본의 2-0, 6회 강우콜드 게임 승리로 끝나면서 날씨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에게는 유리한 요소가 아니었다.
만약 이날 결승전이 비 때문에 열리지 못하면 결승전은 현지 시간으로 8일 아침 8시에 열린다. 8일은 대회 폐막식이 있는 날이라 모든 경기 일정이 오후 1시까지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야구 경기가 오전에 시작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번 대회에서 낮경기는 현지 시간으로 정오에 시작했다. 아침 8시까지 현장에 나와야 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까봐 취재진도, 관계자들도 걱정이 적잖았다.
만약 8일에도 결승전을 펼치지 못할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라 메달 색을 정한다. 이 경우 예선에서 한국을 꺾은 대만이 금메달을 가져간다.
한국은 어떻게든 경기 개시를 희망했고 경기는 정상적으로 현지 시간 오후 6시에 시작했다.
경기 초반 비가 많이 쏟아졌다. 심판은 중단없이 경기를 진행했다. 한국은 그 사이 2점을 먼저 뽑았다. 2회초에 2득점을 몰아쳤다.
한국에게는 다행히도 노게임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KBO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가 5회 이전에 취소된다 하더라도 노게임이 선언되지 않는다.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돼 다음 날에 전날 경기 상황을 그대로 이어간다.
린위민은 분명 2회초 도중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문동주는 6회까지 흔들림 없이 완벽한 호투를 펼쳤다.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한 문동주를 경기 중단 없이 풀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에게 큰 호재였다. 이후 빗줄기는 점점 잦아들었고 한국은 결국 대만에 2-0으로 승리,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