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원(상무)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한 뒤에도 표정이 밝지 않았다. 한국 선수와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상대는 지난 5일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에서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건 주재훈(한국수력원자력)이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두 선수는 동료가 아닌 적으로 사선에 섰다.
양재원과 주재훈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대회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격돌했다. 결과는 147 대 146으로 양재원의 1점 차 승리였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양재원은 "결승전에서 만났으면 더 뜻깊고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나 한 명은 메달을 놓쳤다"면서 "메달을 딴 데 대해서는 감사하지만 팀원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 선수와 맞대결인 만큼 긴장감이 더 컸던 모양이다. 양재원은 "같은 한국 선수라서 서로의 전력을 잘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더 긴장이 됐다"면서 "평소보다 실력 발휘가 되지 않았고, 주재훈 선수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팽팽한 승부였다. 양재원은 "마지막까지 누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면서 "마지막에 주재훈 선수가 한 발을 놓 쳐서 내가 무조건 10점을 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잘 맞아서 운좋게 동메달을 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은 이번 대회를 컴파운드 '노골드'로 마쳤다. 이에 양재원은 "한국 양궁이 컴파운드에서 인도에 뒤지지 않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모두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같다"면서 "몸이 아프고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에서 경기를 해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인도를 꼭 이기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동메달로 이번 대회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듯하다. 양재원은 "대회를 마친 건 실감이 나지만 금메달 혹은 은메달이 아니라 좀 아쉬운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에 금메달을 모두 내준 데 분한 감정을 드러냈고,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양재원은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다들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꼭 1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