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여론의 비판과 정치권의 압박에 떠밀려 마일리지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보너스 좌석공급 확대를 약속했지만 이후 공급된 좌석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대한항공 마일리지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대한항공이 국토부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전체 수송(RPK, Revenue Passenger Kilometer) 대비 보너스 수송(BPK, Bonus Passenger Kilometer) 비율은 12.0%로 1분기(12.7%)보다 0.7%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송은 운송 생산 실적과 구간별 수송 승객수에 운항거리 합을 곱한 값이고 보너스 수송은 보너스 탑승실적과 구간별 보너스 승객수에 운항거리합을 곱한 값이다.
이런 결과는 올해 2월 22일 마일리지 개편안 시행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대한항공이 발표했던 내용과는 온도차가 있다. 당시 대한한공은 마일리지 제도 변경 시행 재검토와는 별도로 고객들이 보다 원활히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너스 좌석공급 확대 △다양한 마일리지 할인 프로모션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기내면세품 구매, 진에어 등)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런데 대한항공의 이런 발표 이후 전체 수송 대비 보너스 수송 비율은 소폭이지만 더 줄어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RPK 대비 BRK 비율은 마일리지 공급 좌석 비율이 아닌 전체 유상승객 수송 거리 대비 마일리지 탑승 거리를 나타내는 것이고 2월 22일 이후 예전보다 보너스 좌석공급을 확대했다"며 "마일리지 좌석은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코로나 직전해인 2019년 전과 비교해 봐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월별 마일리지 좌석수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대한항공이 보너스 좌석수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전체 수송 대비 보너스 수송을 바탕으로 마일리지 좌석수 배정을 가늠해볼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 설명대로 2월 22일 이후 보너스 좌석수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송 대비 보너스 수송 비율이 소폭 줄었다면 대한항공이 늘린 보너스 좌석수가 미미했을 가능성과 늘어난 좌석이 장거리 노선보다는 단거리 노선에 치중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상혁 의원은 "항공사 통합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소비자 편익 정책의 국민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대한민국 1대 항공사로서의 인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경영활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지속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