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4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중국 항저우에서 한 차례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만을 넘어야 한다.
대만과 결승 '리턴매치'를 앞두고 대표팀에 반가운 소식이 생겼다. 중심타자 강백호가 부활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강백호는 6일 오후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중국과 슈퍼 라운드 최종전에서 이번 대회 첫 대포를 가동했다.
강백호는 3회초 중국의 왼손투수 왕샹을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때렸다.
2019 프리미어12, 2021년에 개최된 도쿄올림픽, 올해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모두 포함해 강백호가 태극마크를 달고 쏘아올린 통산 첫 홈런이다.
강백호는 전날까지 아시안게임 4경기에서 타율 0.143, 1득점, 2타점에 그쳤다. 득점과 타점 모두 약체 태국과 경기에서 나왔다. 경쟁력이 강한 투수들이 등판한 대만과 일본을 상대로는 방망이가 침묵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3안타를 몰아쳤고 볼넷도 1개 골라냈다.
중국 투수가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도 타이밍과 밸런스, 정확도가 모두 맞아야만 나올 수 있는 홈런포를 쏘아올렸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대만은 예선전과 마찬가지로 한국을 상대로 현재 선수 명단에 등록된 왼손투수 2명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 타선은 왼손 타자들이 주축을 이루기 때문이다.
왼손타자 강백호는 KBO 리그에서 컨디션이 좋을 때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는 타격 스플릿 성향을 보였다. 따라서 강백호가 부활한다면 대만의 마운드 운영 전략에 차질을 빚게 만들 수 있다.
대회 초반부터 타격 감각이 좋아 하위 타순에서 3번 자리로 올라선 윤동희, 꾸준히 잘 치는 4번 타자 노시환이 굳건한 가운데 강백호가 힘을 실어준다면 한국 타선의 경쟁력은 지난 대만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나아질 수 있다.
강백호는 그동안 많은 국제 대회에 참가했다. 공교롭게도 한국 야구의 위상이 떨어진 순간마다 그가 있었다. 태도와 집중력과 관련한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7일 열리는 대만과 결승전은 지난 아픔을 달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