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권투 ''가짜선수에 출전 거부까지...''

권투
오는 11월 WBC(세계권투평의회) 총회 개최로 중흥을 맞는가 싶었던 한국 권투가 위기에 빠졌다. 프로복싱은 가짜 선수와 경기를 치르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아마권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거부를 당할 처지다.

프로복싱계는 제주에서 열리는 WBC 총회 개최를 계기로 권투 중흥에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터져나온 어처구니 없는 사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마권투는 최근 불거진 국제복싱연맹(AIBA)과 갈등이 심화하면서 국제 미아가 될 위기에 놓였다.

▲WBC 회장 직접 관전한 타이틀전 상대, 가짜 선수 ''충격''


프로경기를 주관하는 한국권투위원회(KBC)는 26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 18일 제주에서 열린 김정범의 OPBF(동양태평양복싱연맹) 슈퍼라이트급 타이틀 6차 방어전 상대가 가짜 선수였다"고 밝혔다. 당시 상대인 싱토통 풀라잇짐(태국)이 실제로는 차이야폰 찬키아오(Chaiyaporn Chankhiao)였다는 것이다.

당시 이 경기는 KBC 주관 하에 OPBF 승인을 받아 이뤄졌다. 호세 술레이만 WBC 회장이 지켜본 가운데 TV로도 생중계가 됐다. 상대는 권투경기 전적이 전무했다. 한 마디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셈이다. 지난 1984년과 2006년에도 국내 프로복싱 선수가 실제와 다른 선수와 경기를 치른 바 있다.

KBC는 당시 김정범이 1회 KO승을 거둔 상대가 OPBF 8위 및 태국 챔피언으로 보기엔 기량이 현격하게 떨어지고 전적표에 오른손잡이로 기재됐으나 실제로는 왼손잡이였다는 점에 의혹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OPBF에 경기 비디오테이프 등을 보내 진위 확인을 요청했고 일본 경기 자료와 대조 결과 가짜 선수로 최종확인했다는 것이다.

일단 KBC는 태국 커미션에서 위조된 서류가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철기 KBC 회장은 "권투위와 국내 프로모터를 조사한 결과 조작 의혹이 없었다"면서 "태국 프로모터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태국선수는 2~3개씩 링네임을 쓰고 있어 착오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KBC는 지난 9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프로모터 김정표 관장에게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또 태국복싱커미션(TBC) 쪽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지만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김회장은 "행정력이 미비해서 일어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수사력을 가진 기관에 의뢰해 철저한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한복싱연맹, 국제연맹과 알력 다툼 ''세계대회 출전 거부'' 위기

한국 복싱은 오는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복싱연맹(KBA)은 이날 "2009 세계복싱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에 참가 선수 명단을 제출했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복싱연맹으로부터 참가 허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ABIA는 지난달 세계주니어복싱선수권에서 KBA가 국제연맹 규정을 어겼다며 국제대회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 무자격 팀 닥터를 파견하고 선발전 당시 선수의 계체량이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일단 KBA는 세계선수권 불참 위기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달 7일께 AIBA 조사단이 오면 담판을 지어 출전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스포츠중재재판소의 제소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아마권투의 위상은 국제복싱계에서 타격을 입지 않을 수 없다. 또 AIBA와 KBA 간 자존심 대결과 KBA 내부 갈등으로 선수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 KBA는 지난 5월 국가대표를 선발하고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복싱선수권대회에 선수 및 임원 등을 단 1명도 파견하지 못했다.

경제 개발기였던 70,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한국권투. 이종격투기의 득세 속에 간신히 중흥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또다시 시련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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