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취!" 이거 감기야 알레르기 비염이야?

일교차가 커지면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데, 감기와 달리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몇 달간 증상이 계속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과 감기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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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이 특정 물질에 의해 민감해지는 질환으로 특히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봄·가을 환절기에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진다. 아침에 일어나 갑자기 재채기를 연달아 하거나, 콧물, 코막힘, 눈·코 가려움증, 두통 등 증상을 동반한다. 심하면 냄새를 못 맡을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오래되면 목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후비루와 후각 저하 증상도 나타난다. 코안에 물혹이 생기기도 하고, 코와 연결된 얼굴 뼈 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다. 부비동염(축농증)이 생기면 호흡이 어려워지고 심한 두통을 유발한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은 감기 증상과 비슷해 두 질환을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증상과 지속 기간에 차이가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정찬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알레르기 비염은 보통 같은 시기에 반복해 발생하며 열, 기침을 동반하지 않는다"며 "만일 열과 기침이 나며 인후통이 있다면 감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해 1~2주 이내에 호전된다. 코막힘, 콧물 외에도 열이 나거나 두통, 인후통, 근육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콧물은 끈끈한 특징이 있고, 재채기는 횟수는 적지만 하루 종일 지속된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발작적인 기침과 재채기, 맑은 콧물, 눈·코·목 주위의 가려움증이 주요 증상이다. 열을 동반하는 감기와 달리 알레르기 비염은 열은 나지 않는다.

또, 원인 물질이 사라질 때까지 증상이 계속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몇 주 또는 몇 달간 증상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국민 10%가 알레르기 비염 환자, 원인은?

알레르기 질환 의사진단경험률 추이. 질병관리청 제공

이 시기 알레르기 비염을 발생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환경 인자다. 특정 계절에 반복해 증상이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며, 계절에 상관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통상 집먼지진드기가 원인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면역 체계가 꽃가루, 먼지, 반려동물 털과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과잉 반응할 때 생긴다. 알레르겐이 몸에 들어오면 화학물질인 '히스타민'이 많이 나오면서 간지러움과 코막힘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나무 꽃가루는 이른 봄, 잔디 꽃가루는 늦은 봄과 여름, 쑥·갈대 등 잡초 꽃가루는 여름부터 가을에 공기 중에 많이 확산하므로 환절기에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진다.

생전 알레르기 반응이 없다가 20~30대에 갑자기 비염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25%는 성인이 된 후 진단받는다.

정찬민 교수는 "성인이 되고 난 후 증상이 생겼다면 외국을 나가는 등 급격한 환경 변화가 생겼거나 체질적인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이전과 달리 새로운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 오염이 심화하고 실내 위주 생활이 보편화된 탓에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은 2021년 국내 환자 수가 491만 명에 달하는데, 전 국민의 약 10%가 이 병을 앓고 있는 셈이다.

"내원해 알레르기 유발 항원 찾는 것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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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진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이 다양하므로 원인 항원을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찬민 교수는 "내원해 피검사, 피부 검사를 통해 어떤 물질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법에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이 있다.

회피요법은 각종 검사를 통해 찾아낸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 항원을 피하는 방법이다.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꽃가루 등 피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원인 항원과 최대한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약물요법은 환자의 증상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하는데, 주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알레르기 증상을 전반적으로 줄여주는 약제를 통해 증상을 빠르게 잡아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로 사용되는 비강 분무제는 스테로이드가 함유되어 있지만 안정성이 확보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정찬민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전신에 사용하면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지만, 코안 쪽에 사용하는 것은 전신 흡수율이 1% 미만"이라며 "비염 분무제는 부작용이 없어 장기간 처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면역요법은 원인 항원을 환자에게 투여하여 환자의 면역반응을 높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면역요법이 모든 알레르기 질환에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아직 집먼지진드기, 개·고양이 털, 몇 가지 꽃가루 등 특정한 알레르기 면역 주사만 상용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 개념이 없다.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예방하고 조절하는 방식으로 치료해야 한다. 정 교수는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알레르기 환자가 많이 늘어났다"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고 코 세척을 하면 증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렇게 해도 증상이 악화됐다면 병원에 꼭 내원해 약을 먹으면서 증상을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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