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우유·맥주 안 오르는 것 없다…위협받는 장바구니 물가

9월 소비자물가지수 큰 폭으로 올라
"10월부터 물가 안정될 것" 정부 전망에도 불구 우윳값 맥줏값 등 줄줄이 인상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도 변수

맥주 매대. 연합뉴스

소비자물가가 두달 연속으로 3%대 오름세를 보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사과 등 신선과실이 급등했고, 이달부터 우윳값이 오른데 이어 맥줏값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서민 체감 물가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훌쩍 뛴 소비자물가, 사과 복숭아 등 신선과일 금값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8월 3.4%에 이어 3%대 오름세를 이어가며,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3.7% 올라 전월(2.7%)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신선과일이 24% 이상 급등한 것이 눈에 뛰었다. 신선과일은 24% 급등하면서 2020년 10월 이후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여름철 폭염의 영향으로 사과(54.8%), 복숭아(40.4%), 토마토(30.0%) 등이 큰 폭으로 올랐고, 생강(116.3%), 당근(37.2%), 쌀(14.5%)도 고공행진을 보였다. 축산물은 1.6% 내리고, 수산물은 3.5% 올랐다.

국제 유가가 물가 상승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류값의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는 수확기인 이번달부터는 물가가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0월에는 대체적으로 소비자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부터 둔화 흐름을 보여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윳값에 이어 맥주값 인상 예고, 장바구니 물가 어쩌나

류영주 기자

하지만 이달 우윳값 인상에 이어 맥줏값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의 국산 맥주 가격 인상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 이후 다른 주류업체도 제품 출고가를 일제히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1일부터는 원유(原乳) 가격 인상 여파로 유제품 가격이 올랐다. 유업계와 낙농가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앞서 원유 가격 인상을 결정했고, 흰 우유 제품 가격은 편의점에선 900㎖ 기준 3천원을 넘게 됐다. 우윳값 상승에 따라 우유를 원료로 쓰는 아이스크림, 빵 등의 가격이 잇달아 오를 가능성도 있다. 실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은 오는 6일부터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채널별로 순차적으로 올린다.

특히 최근 미국의 고금리 기조에 따라 환율이 출렁거리고 있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원부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1천300원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물가 상승 압박 요인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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