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한달에 470만원…관리비 폭탄에 사장은 피눈물

[오피스텔 관리비 깜깜이 사각지대①]

헬스장.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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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헬스장 한달에 470만원…관리비 폭탄에 사장은 피눈물
(계속)

경남 창원 역세권의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지하 상가에서 160평(전용면적)에 헬스장을 운영하는 곽모(40대)씨는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매달 화들짝 놀란다. 관리비가 많이 나온 7월 고지서에는 일반관리비와 청소비, 전기료 등 합계 470만 원이 찍혀있었다. 곽씨는 "내 업장보다 규모가 큰 헬스장도 200만 원 대의 관리비를 내고 있다"며 관리인의 관리비 책정에 의구심을 품으며 폐업도 고민하고 있다.

이곳 8평 규모의 오피스텔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이모(30대)씨도 "입주 전에는 5만 원 정도 관리비가 든다고 했는데 막상 입주하니 15~17만 원 정도 나와 사실상 월세살이를 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이씨는 자가 마련 목적으로 돈을 모으기 위해 전세로 입주했지만 월급의 일부를 의문투성이의 비싼 관리비로 지출하는 상황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한다.

470여만 원 관리비 납입 영수증. 독자 제공

이곳은 집합건물법에 따라 오피스텔과 상가 등으로 묶인 대형 집합건물로 지난 2019년 준공돼 4년째 정상 운영 중이다. 지하 4층에서 지상 8층까지 8개동으로 오피스텔 세대수는 710여실, 상가는 170여실로 총 880~890실로 구성돼있다.

곽씨와 이씨 등 일부 임차인들은 이곳에서 과다한 관리비가 책정됐다며 일반관리비 등 세부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관리인 측은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특정 정보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창원 대형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전체 관리비 중 일반관리비. 독자 제공

특히 임차인들은 관리비 중 일반관리비에 주목하고 있다. 이곳 집합건물의 7월 기준 전체 관리비(1억 6400만원, 부가세 제외) 총괄표를 보면 일반관리비 중 이씨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에는 3900만 원, 곽 씨가 입주한 상가에게는 2600만 원이 책정돼있다. 즉 총 한달 간 이곳의 집합건물에는 일반관리비가 6500만 원 모이는데, 관리비 고지서에는 분양면적(m2)당 단가를 적용한 총액도급제라는 짤막한 설명이 전부다.

이와 달리 아파트는 공동주택법 등에 따라 전체 관리비 중 일반관리비에 인건비 등 세부내역을 표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K-apt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을 보면 이곳의 집합건물과 비슷한 규모로 880세대의 창원 용호동 아파트에서 6월 기준으로 전체 관리비 8200만 원 중 일반관리비가 2800만 원이 책정돼있다. 이 중 일반관리비의 세부내역을 클릭해보면 '인건비(급여·수당 등)'가 2500만 원으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곳 임차인들이 일반관리비 등 세부내역을 아파트처럼 공개해달라는 이유다.

경남 창원 용호동 880세대 아파트 관리비 현황. k-apt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캡처

하지만 관리인 측은 위탁업체 소속으로 직원이 19명이 있다고 하면서도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일반관리비의 인건비 내역 등의 자료 공개는 거부하고 있다. 관리인 측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우리 직원이 19명이고 일반관리비에 대다수는 인건비로 나가는 걸로 안다"며 "우리는 임차인들이 요구하는 정보들을 대부분 공개했고 인건비 등 정보는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임차인들은 이 같은 관리인 측 해명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용호동 아파트와 단순 비교할 때 평수나 대지면적 등에서 이곳이 작아 상대적으로 관리할 부분이 적은데도 아파트보다 일반관리비가 2배를 훌쩍 넘는 점, 관리사무소 등에서 19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게 일반 상식적으로 믿기 어렵고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는 점, 이곳이 아파트와 달리 일반관리비의 인건비 등 세부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점 등에서 관리인 측에 수상한 점이 많다고 보고 경남도청과 경남경찰청에 민원 제기와 고발을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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