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에서 위대한 성인, 철학자, 시인, 신비주의자, 예언자들은 신들이 신성한 자연 속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과학과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근대 세계가 열리자 자연과 신, 그리고 인간은 분리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지구적 생태 위기의 원인을 물질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것에서 찾는다.
지난 7월 유엔은 지구 온난화 시대가 막을 내리고 지구 열대화 시대에 들어섰다고 선언했다. 전 세계에 폭염과 산불이 증가하고 물 부족으로 식량 위기가 고조되고, 빙하가 녹아 높아진 해수면 때문에 인간의 터전이 위협 받는 기후 위기는 오늘날 인간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엄중한 문제가 됐다.
책 '성스러운 자연'은 종교적·철학적 전통이 자연 세계를 다루는 방식에서 핵심을 이뤘던 개념을 살피며, 자연 세계를 우리 자신의 일부로 보지 못하게 하는 종교적 관점을 거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자원 재활용이나 정치적 함의만으로는 오늘날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며, 인류의 오랜 전통이었던 '자연을 향한 경외심'을 획복하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오늘날의 생태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해 우리가 어떤 실천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카렌 암스트롱 지음 | 정영목 옮김 | 교양인 | 2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