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뿌리는 언어"…'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 복간본 나온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글 창제 580주년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언해본 동시 최초 복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훈민정음 언해본(왼쪽)과 해례본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글 창제의 원리와 사용법을 담은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되살린 복간본이 간행된다.

훈민정음 해례본 소장자인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출판사 가온누리는 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9일 한글날에 맞춰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복간본을 펴낸다"고 밝혔다.

국보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3년 세종(재위 1418~1450)이 창제해 반포한 한글의 창제 원리와 뜻, 문자를 조합해 표기하는 방법 등을 담은 한문 해설서다.

이 가운데 세종이 저술한 '정음'(正音) 편의 서문과 문자의 사용 방법 등을 우리말로 옮기고 한자음의 표기법을 더해 간행한 책이 언해본이다.

우리 말과 글의 창제 원리를 담은 중요 서적으로 전국에 배포됐지만 조선시대 전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대부분 소실되거나 훼손됐다.

일본 어용학자들을 중심으로 고대 글자 모방설, 고전 기원설, 범자 기원설, 몽골문자 기원설, 화장실 창살 모양 기원설까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해례본의 등장으로 이 같은 주장은 해방 이후 사라졌다.

소문과 추측으로만 존재했던 해례본은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의 노력으로 수소문 끝에 당시 기와집 수십 채에 해당하는 돈을 주고 구입하면서 보존될 수 있었다. 일제의 감시를 피해 비밀리에 보관해 오던 해례본은 해방 후 조선어학회를 통해 영인본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지난 2015년 교보문고가 1차 복간한 바 있다.

간송미술관 소장 해례본은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올해는 한글 창제 580주년, 한글의 제자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 해례본이 반포된 지 577년 되는 해로 해례본과 언해본이 함께 복간돼 의미를 더했다.

세종국어문화원 김슬옹 원장은 "한문으로 된 해례본과 한글로 된 언해본이 서로 짝을 맞춰야 진정한 한글의 가치가 드러나고 역사적 가치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복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에 복간되는 해례본은 정밀한 고증과 작업을 거쳐 원본 모습을 최대한 살리되 본문 글자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지우고 필요한 부분은 일부 되살렸다. 2015년 복간본은 원본에 남아있는 글자 흔적을 남겨뒀다.

언해본은 세조(재위 1455~1468) 때 편찬한 불교서인 '월인석보'(月印釋譜)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문화재청이 연구를 위해 국어사학회와 함께 복간한 것으로 일반에 책으로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전통 한지를 사용해 고서의 촉감을 살렸고, 제본 방식 등은 원본을 그대로 따랐다. 복간본은 해례본, 언해본, 해설서 등 3권으로 구성된다.

김슬옹 원장이 쓴 한글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탄생과 역사' 역시 그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례본 내용을 풀이한 부분을 70여 쪽을 추가해 출판된다.

출판사 가온누리가 복간본 총 4천 질(帙)을 펴내고 이달부터 전국 서점에서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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