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도중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여 유명세를 떨쳤던 러시아 기자가 궐석재판에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BBC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 바스마니 법원은 4일(현지시간) 국영TV '제1채널' 전 편집자 마리나 옵샨니코바(44)에게 징역 8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옵샨니코바가 러시아군에 관한 명백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가 인정된다면서 이같이 판결했다.
법원은 또 그녀에게 인터넷을 포함한 온라인 정보 사이트 운영 활동도 4년간 금지했다.
앞서 검찰은 그에게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구형했었다.
검찰은 옵샨니코바가 지난해 7월 크렘린궁 건너편에서 '푸틴은 살인자. 그의 군대는 파시스트'라는 문구와 우크라이나전에서 숨진 군인들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들고 시위를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문제의 포스터에 명백한 허위 정보가 담겼고, 옵샨니코바가 사회적 긴장을 조장하고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려 했다는 것이다.
옵샨니코바는 지난해 7월 시위 이후 전자팔찌를 차고 가택 연금 상태에서 조사받다가 국경없는기자회(RSF)의 도움을 받아 해외로 도주해 현재 프랑스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날 재판은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옵샨니코바는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검찰의 기소는 터무니없고 정치적 동기로 이뤄졌다면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옵샨니코바는 전쟁 발발 초기인 지난해 3월 제1채널의 뉴스 생방송 도중 스튜디오에 뛰어 들어가 기습적인 반전 시위를 벌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앵커 뒤에서 "전쟁을 멈춰라. 선전전을 믿지 말라. 그들은 여기서 당신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쓴 종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그는 이 사건으로 방송사에서 해고되자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받았지만 그는 3개월만에 다시 러시아로 돌아와 반전시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