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는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 여자 배구는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남녀 동반 노메달은 역대 처음으로 이번 대회에서 한국 배구는 최악의 성적표를 거뒀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27위인 대표팀은 대회 첫 경기부터 약체 인도(73위)에 발목을 잡혔고, 1승 1패로 간신히 조별 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12강에서도 역시 순위가 한참 낮은 파키스탄(51위)을 넘지 못했다.
최근 남자 배구는 아시아 무대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열린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 3위, 아시아선수권대회 5위 등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는 노메달 수모를 당하며 아시아에서도 배구 변방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몸값에 전혀 걸맞지 않은 실력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자 배구 선수 12명의 연봉은 총 66억 5800만 원(2023-2024시즌 기준), 1인당 5억 5000만 원 수준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이들의 아시안게임 성적이 메달권에서 한참 떨어진 7위라는 게 남자 배구의 현실이다.
잘해야 기껏 5위다. 대표팀은 북한과 8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른 뒤 5~8위 결정전에 돌입한다. 카자흐스탄(세계 32위), 대만(45위) 등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40위인 한국은 지난달 아시아선수권 5위 결정전에서 카자흐스탄에 패한 바 있다.
특히 세자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계속 하락세를 걷고 있다.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고, 아시아선수권에서 역대 최하인 6위에 그쳤다. 최근 파리 올림픽 예선에서는 7연패로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등 줄곧 낙제점만 받았다.
남녀 배구 대표팀의 총 연봉은 89억 10만 원으로 90억 원에 육박한다. 갈수록 연봉은 오르지만 실력은 떨어지고 있는 한국 배구에겐 우물 안 개구리라는 지적이 딱 들어맞을 듯하다.
V리그는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오는 14일부터 2023-2024시즌의 막을 올린다. 한국 배구가 새 시즌을 앞두고 아시안게임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둔 탓에 V리그 흥행에도 타격을 입힐 거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