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프트테니스(정구)가 종주국 일본을 넘지 못했다. 남녀 단체전 모두 4강 한일전에서 모두 지면서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대표팀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녀 단체전 4강전에서 모두 일본에 졌다. 매치 스코어 0 대 2 패배를 안았다.
남자팀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수성을 노렸지만 기회를 잃었다. 여자팀은 5년 전 일본에 당한 결승전 패배를 설욕하려 했지만 또 다시 분패했다. 3, 4위 결정전이 없어 남녀 모두 동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또 다시 남녀 동반 단체전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여자팀이 특히 아쉬웠다. 첫 복식에서 지다영(안성시청)-임진아(NH농협은행)는 다카하시 노아-와타나베 에미나에 게임 스코어 4 대 2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한 게임을 내줬지만 4 대 3으로 앞선 상대 서브 게임에서 3 대 1,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하지만 잇따라 실수가 나오면서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로브 스트로크 미스에 이어 포핸드가 네트에 걸리며 듀스에 몰렸고, 4 대 7로 지면서 결국 게임 스코어 4 대 4 동점을 헌납했다. 이미 분위기가 기운 가운데 타이 브레이크에서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지다영-임진아는 전날 대만과 조별 리그에서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게임 스코어 4 대 2로 앞선 가운데 3 대 2, 역시 매치 포인트에서 임진아가 평범한 스매시를 날리면서 승리도 날렸다. 역시 타이 브레이크 끝에 경기를 내줬다. 사실상 A조 1위 결정전에서 패해 4강에서 B조 1위 일본을 만나게 된 결정적 빌미가 됐다.
눈앞에 둔 승리를 놓친 대표팀은 급격하게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2단식에 나선 이민선(NH농협은행)이 오노우에 구루미에 1 대 4로 지면서 패배가 확정됐다. 에이스 문혜경(NH농협은행)이 고은지(옥천군청)와 3복식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출전하지도 못했다. 이민선은 전날 대만과 경기에서도 1복식 패배의 후유증 속에 완패를 당한 바 있다.
남자팀은 일본의 노림수에 당했다. 당초 이날 동시에 열린 남녀 4강 한일전에서 일본은 응원단을 남자부 경기에 대거 투입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일본이 여자부는 국가대표 선발전 1위 이수진(옥천군청)이 부상으로 빠진 한국에 당연히 이긴다고 생각하고 접전이 예상되는 남자부에 집중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첫 복식에서 김태민(수원시청)-김현수(달성군청)가 우치모토 다카후미-히루카 소라에 2 대 5로 졌다. 일본 에이스 히루카의 까다로운 커트 서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상대 전위 우치모토의 기습 공격에 잇따라 당했다.
2단식에 나선 윤형욱(순창군청)이 우에마쓰 도시키와 접전을 벌였지만 3 대 4로 분패했다. 한국의 패배가 확정돼 역시 이현수(달성군청)-김병국(순창군청)이 나설 예정이던 3복식은 열리지 않았다.
경기 후 유영동 여자팀 감독(NH농협은행)은 "대만에 이어 일본과 첫 경기에서 매치 포인트를 잡고도 이기지 못해 완전히 분위기를 넘겨준 게 아쉽다"면서 "승부처에서 과감한 공격을 주문했지만 오히려 소극적인 플레이가 되면서 경기를 내줬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이어 "개인전을 앞두고 좋은 모의고사라 생각하고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서규재 남자팀 감독(인천시체육회)은 "첫 복식 소라의 서브에 잇따라 당한 게 아쉽다"면서 "처음 국제 대회, 첫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선수들에 대한 분석을 해온 만큼 개인전에서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은 5일 혼합 복식에 이현수-문혜경, 김병국-지다영이 출전한다. 남녀 단식은 6, 7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