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위원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쳐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전을 남겨둔 현시점까지 선수들의 심리를 정확히 읽어내는가 하면 예리한 전술 분석에 따른 필승 전략, 가상 대진표까지 매서운 촉을 발동시키며 '족집게 예언'을 쏟아내고 있다.
먼저 이영표 위원은 지난 21일 남자 축구 E조 조별리그 2차전 태국전에서 중앙 수비수 박진섭의 '옐로카드 털고 가기 작전'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후반전 박진섭은 코너킥 키커로 나선 뒤에도 공을 차지 않고 머뭇거리다가 옐로카드를 받고 말았는데, 이것은 1차전 쿠웨이트 전에서 이미 옐로카드 1장을 받은 박진섭의 '고의 옐로카드' 작전이었다.
대회 중 옐로카드 2장이 되면 다음 경기에 나올 수 없다는 규정을 이용, 일부러 옐로카드를 받아 다음 경기인 3차전을 건너뛰고 토너먼트 출전을 내다본 것. 이러한 전략을 이미 전반 추가 시간에 예측한 이영표 위원은 "4-0의 여유가 있다면 박진섭이 갖고 있는 카드 한 장은 우리에게 '털고 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박진섭은 마치 이영표 위원의 말을 들은 듯이 경고 2번을 '털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3대0' 스코어를 예측했던 이영표 위원은 "이렇게 스코어가 2대0이 될수록, 바레인이 공격을 시도하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바레인에는 추가 실점의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내다봤다. 이 말 또한 현실이 되며 바레인이 수비 전략을 버리고 공격에 초점을 두었는데도 후반 39분 고영준이 마지막 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고, 이영표 위원의 예측을 현실로 만들었다.
27일 키르기스스탄과의 16강전은 '페널티킥'을 관전 포인트로 짚었던 이영표 위원의 말대로, 한국이 5골 중 2골을 페널티킥으로 득점했다. 경기 전 이영표 위원은 이 경기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세트피스를 이용하고 페널티킥을 유도하라"고 짚은 바 있다. 그리고 전반 11분 페널티킥 찬스가 주어지자 이영표 위원은 "제가 박스 안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하기 위해 많이 움직여 줘야 한다고 했는데, 바로 이겁니다"며 기뻐했다. 또, 후반 29분 우리나라의 두 번째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남현종 캐스터는 "오늘 이영표 위원께서 페널티킥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는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반 17분 우리나라가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어내자 이영표 위원은 "화면상 오른쪽이 상당히 많이 비어있다"고 말했고, 이를 듣기라도 한 듯 홍현석은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중국 골대의 오른쪽 구석을 정확하게 흔들었다.
이어 전반 35분 이영표 위원은 "가운데보다는 양쪽 사이드에서 크로스가 올라왔을 때 중국의 센터백 라인들이 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거짓말처럼 조영욱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땅볼 크로스가 중국 골키퍼의 손을 맞고 뒤로 흘렀고, 골문으로 쇄도하던 송민규가 이를 골문 안으로 가볍게 차 넣었다.
앞서 이영표 위원은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을 '한일전'으로 작심 예언한 바 있다. 이에 신들린 적중률을 선보이고 있는 이영표 위원의 예언이 결승전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2는 오는 4일 밤 9시 남자 축구 준결승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항저우에서 현지 생중계하며, 이 경기는 이영표 해설위원과 남현종 캐스터의 환상 호흡으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