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복식 결승에서 한국의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와 북한의 차수경-박수경 조가 격돌했다. 남북 대결인 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됐다.
이번 대회에서 남과 북이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탁구 여자 복식이 처음이다. 아시안게임에서 탁구만 따졌을 때는 1990년 베이징 대회 남자 단체전 이후 33년 만이다. 당시 유남규, 김택수, 강희찬 등이 뭉친 한국이 북한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남북 대결의 결과는 한국의 승리였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차수경-박수경 조를 게임 스코어 4 대 1(11-6 11-14 10-12 12-10 11-3)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탁구 복식에서 2002년 이철승-유승민 조(남), 석은미-이은실 조(여) 이후 21년 만에 나온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위인 신유빈-전지희 조는 2021년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 이후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금메달을 합작했다.
중국 선수간의 결승전인 만큼 이날 경기장에는 만원 관중이 운집했다. 대부분 남자 단식 결승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는데 앞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부터 자리를 지켰다.
관중들은 자국 경기만큼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진 않았지만, 멋진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탄성을 터뜨리는 등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 선수 전지희를 향해 "전지희 짜요(힘내)"라고 외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한국 팬들은 '일당백' 응원을 펼쳤다. 중국 선수의 경기가 아닌 만큼 경기장은 비교적 고요했는데, 몇몇 관중들이 신유빈과 전지희의 이름을 외치자 경기장에 크게 울려 퍼졌다.
국제 대회마다 열띤 응원전을 펼치던 북한 응원단의 모습은 이날 경기장에서 볼 수 없었다. 대신 중국 관중들이 북한 선수들을 향해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북한이 게임 스코어 0 대 2로 뒤진 3세트에서 12 대 10으로 승리해 추격의 불씨를 살리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관중석에서는 남북 선수단이 위아래로 앉아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접촉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