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검증의 벽은 더 높고 두터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 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총반격이 예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오는 5일 김 후보자를 비롯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치러진다.
형식 자체가 야당의 단독 의결에 의해 날짜가 정해졌다. 앞서 지난달 27일 청문회가 실시된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이미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에 대해선 각종 의혹이 제기돼 가뜩이나 검증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추석 연휴 직전 벌어진 법원의 이 대표 불구속 결정으로 더욱 돌파가 어려운 지경이 됐다.
특히 이 대표가 제안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의 개최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정국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 야당 입장에선 오는 10일 시작되는 국정감사, 11일 예정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본격화될 예산 정국 등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들 것이고, 사법리스크를 일정 부분 털어냈기 때문에 힘도 실릴 전망이다.
내년 4월 총선을 대비, 전열을 정비해야 하는 여당으로선 김 후보자 청문회가 실시되기 전부터 그의 거취 문제가 곤란한 난점, 뇌관 등으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골치 아픈 부분은 김 후보자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위키트리 주식' 문제다. 백지신탁 의무가 제대로 지켜졌는지가 기본적으로 의문이고, 주식을 사고 판 경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말 바꾸기' 논란이 거세게 터져 나왔다.
2013년 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인터넷 언론매체 '위키트리' 지분에 대한 주식백지 신탁 명령을 받았다. 공직과 언론사 비상장 주식 보유 사이의 이해충돌 가능성 때문으로 추론되는데,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결정문은 청문회 과정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로선 백지신탁을 제도대로 이행하거나 적어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제3자에게 매각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을 종합하면 위키트리의 지분은 누군가에게 팔렸다가 되사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위키트리' 운영사 소셜뉴스 지분 중 배우자 김모씨의 주식 2만2천주는 2013년 5월23일 배우자 친구에게 팔렸고, 같은해 5월27일 김 후보자의 1만135주와 배우자 김씨의 3천주, 딸 김씨의 7천주 등 총 2만135주는 시누이에게 팔렸다.
소셜뉴스의 지주회사인 소셜홀딩스의 지분 전체는 김 후보자의 공동창업자 공훈의씨에게 매각됐다.
2019년까지 수 차례에 걸쳐 소셜뉴스와 소셜홀딩스 지분의 대부분은 김 후보자 측으로 회수됐다. 2014년 공시에는 시누이 김씨의 지분이 12%에 달했고, 2018년 4월 25일 기준 소셜뉴스의 주요주주 현황은 소셜홀딩스 32.30%, 김 후보자 남편 김모씨 20.60%, 공씨 12.20% 등 순으로 돼 있다. 그리고 김 후보자와 공씨 간 민사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2019년 김 후보자는 소셜홀딩스의 주식 대부분을 인수받아 위키트리 운영권을 쥔 최대주주가 됐다.
주식을 팔았다가 되찾는 흐름인데, 이중 특수관계로 볼 수 있는 시누이, 남편의 지인 등이 엮여 있어 투명한 거래로 보기엔 의구심이 제기된다.
더구나 김 후보자 본인이 "100% 다 공씨에게 팔았다", "남편이 누나(시누이)에게 사 달라고 부탁을 했다" 등으로 수 차례 내용을 바꿔가며 해명했다. 종국엔 공씨 외 또 다른 공동 창업자로 배우자 김씨의 친구까지 등장한 실정이다.
김 후보자의 거래에 대해선 이미 여당에서 김웅 의원이 이른바 '주식 파킹(맡겼다가 돌려받음)'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김 후보자와 공씨 사이 민사소송 판결문에는 두 사람 간 회사의 지분을 놓고 거래를 위해 작성한 약정서가 포함돼 있다. 이 약정서에는 거래의 배경이 되는 또 다른 계약으로 사적인 내용이 조건으로 주장되는 등 주식거래 흐름은 여러모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김 후보자는 제기된 주요 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KBS가 발표한 한국리서치 의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 논란이 되는 3명의 장관 후보자들을 두고 응답자 절반 이상(57.1%)이 '잘못된 인선'이라고 답했다. '잘된 인선'이라고 답한 이는 28.5%를 기록했다.이 조사는 9월 25일~27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자세한 내용은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