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농약 전산화' 10년 지났지만 절반 이상 '미등록' 상태

농약 전산화 10년 지났지만 등록 품목은 전체의 48%에 그쳐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엔 단 53종의 시험성적서만 등록돼
서삼석 의원 "필요 적기에 확인 못해…농촌진흥청 직무유기"

연합뉴스

농약 등록 시 제출하는 시험성적서를 전산화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품종이 등록되지 않는 등 시험성적서 전산화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농촌진흥청에서 제출받은 '농약 시험성적서 전산화 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에 등록된 전체 농약 2142개 중 절반 이상(52%)인 1105개 농약에 대한 시험성적서가 국가기록원에 전산화 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약안전정보시스템(농약시스템)에 등록된 시험성적서는 단 53개로 전체 농약 중 2.5%에 불과해 농약 통합관리 시스템이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농약관리법에 따르면, 제조업자가 농약을 국내에서 제조해 판매하려면 독성 및 잔류성 시험 성적을 담은 서류를 농촌진흥청에 제출해야 한다. 관련법 개정으로 2012년부터는 농촌진흥청이 이를 전산화해 보관하도록 했고, 2018년부터는 농약시스템에도 등록해야 한다.
 
시험성적서는 농약 성분, 유해성 등 정보를 담고 있어 농약 사용 허가 및 재등록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자료다. 그러나 상당수 품목이 전산화되지 않아 관리·감독이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5월 농촌진흥청이 고독성 농약으로 분류되는 '메틸브로마이드 시험성적서 사본'을 보유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관리 부실 논란이 일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은 이후 15개월이 흐른 지난 8월에야 시험성적서 사본 전부를 확보했으며, 그중 2개는 제조사에 다시 시험성적서 제출을 받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농약은 사용자의 중추신경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삼석 의원은 "시험성적서는 농약의 최초 성분 및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핵심 자료이지만, 전산화가 되지 않아 관련 내용을 필요한 적기에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어 "농약 정보를 농약시스템에 명확하게 관리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지만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게도 등록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는 농촌진흥청의 직무 유기"라며 "국정감사를 통해 농약시스템의 관리 실태를 점검해 농약에 대한 정보를 관계 기관이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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