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하원이 30일(현지시간)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다.
이로써 대규모 경제 피해가 우려됐던 '셧다운'은 45일이라는 '유예'기간을 확보하게 됐다.
이날 오후 9시쯤 미 상원은 찬성 88표, 반대 9표로 하원에서 올라온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다.
앞서 미 하원은 이날 오후 3시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제안한 '임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찬성 335표, 반대 91표로 통과시켰다.
이날 통과된 '임시 예산안'에는 향후 45일간 정부 지출을 현 수준으로 동결하되 공화당내 반대가 많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빼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재난지원 예산(160억 달러)이 포함됐다.
미국은 10월 1일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때문에, 9월 30일까지 의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 연방정부는 10월 1일부터 최소한의 기능만 유지한 채 정부 기능을 사실상 멈추게 된다.
이날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대규모 경제 피해가 우려됐던 '셧다운' 사태는 일단 한숨을 돌린 모양새가 됐다.
물론, 45일안에 2024회계연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셧다운'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2024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공화당과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민주당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전날까지만 해도 '셧다운'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전날에도 '임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했지만, 찬성 198표 대 반대 232표로 부결됐다.
매카시 의장은 당시 '임시 예산안'에서 예산안 대폭 삭감을 요구하는 공화당내 강경파를 설득하기 위해 국방, 보훈 등을 제외한 정부 지출을 30% 정도 삭감했지만, 결국 당내 강경파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민주당도 '29일 임시 예산안'이 지난 5월 부채한도협상 때 양당이 합의한 것과는 달리 정부 예산을 지나치게 줄였다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내 강경파가 힘을 합쳐 전날 본회의에 올라온 '임시 예산안'을 부결시킨 셈이 됐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임시 예산안'이 상·하원을 통과된 것과 관련해 "미국 국민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지난 몇주 동안 일부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에게 파괴적일 수 있는 급격한 예산 삭감을 요구했으나, 결국 그들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임시 예산안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금이 빠진 것과 관련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단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매카시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필요한 지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적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