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뛰어노는 교실에…교실 제품 40%는 '중금속 위험'

아름다운재단, "조사대상 39.3%, 납 안전기준치보다 높게 검출"
"'환경호르몬 방출' PVC 들어간 제품은 절반 가량인 47.5%"
시범학급으로 2곳 선정…안전한 제품으로 교체

납, 카드뮴 수치가 안전기준 보다 높게 검출된 칠판, 게시판을 안전한 제품으로 교체한 모습(왼쪽부터 교체 전, 교체 후). 아름다운재단 제공

초등학교 교실에서 독성물질인 납이 안전기준치보다 높게 검출되거나 유해물질인 폴리염화비닐(PVC)로 이루어진 제품들을 다수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비영리 공익재단 아름다운재단이 지난 5~6월 전국 초등학교 22곳당 교실 1곳씩 조사해보니 독성물질인 납이 '어린이제품 공통안전기준'상 기준치보다 많이 검출된 경우가 다수 있었다.
 
조사 학급에 있는 제품 가운데 절반 정도는 환경호르몬·중금속 등 위험물질이 나온다고 알려진 PVC 재질이었다.
 
조사는 X선 형광분석기(XRF)로 이루어졌다. 조사 제품으로는 벽·바닥재·블라인드·걸레받이 등 176개 내장재, 책상·의자·사물함·청소도구함·교사용 가구 등 299개 가구류 제품, 칠판·게시판 등 123개 교구류 제품이 있었다.
 
1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납이 기준치(100ppm 이하)보다 많이 나온 제품은 칠판, 게시판, 사물함, 캐비닛 등 235개로 전체 조사대상(598개) 중 39.3%였다. 
 
조사제품 중 PVC가 들어간 비율은 47.5%였다. PVC가 검출된 제품으로는 교실 뒤 게시판, 보조 게시판, 칠판, 사물함 등이 있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의 보조칠판 게시판 중에서는 납이 안전기준의 280배를 넘는 2813ppm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 게시판은 어린이 생식기에 악영향을 주는 프탈레이트 가소제도 안전기준의 190배인 19.08%가 함유됐다. 
 
이 학교의 잡지꽃이와 교사책상은 PVC 재질이 들어가 있기도 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전체 대상 중 가장 심각한 2곳을 시범학급으로 선정해 문제가 발견된 제품을 모두 안전한 제품으로 교체했다. 
 
재단은 2020년부터 '에코 교실 만들기' 등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재단은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유해물질을 없애고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11월 화학 안전주간 때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재단 관계자는 "에코 교실 교체 전후의 공기질 등을 다룬 환경조사 보고서가 12월에 나올 예정으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에코 교실의 표준을 제시하겠다"며 "서울·세종·광주시·전라남도가 제정한 '학교 유해물질 예방 및 안전 관리 조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이미 제정한 지역에서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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