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간의 단식 후 회복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추석 연휴 동안 영수회담 제안 및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구속영장 기각 후 자신감을 되찾은 듯, 대여 공세에 고삐를 죄며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영수회담으로 '국회 중단' 논란 돌파…국면전환 의도
이 대표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달 27일 이후부터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병상에서도 주요 당무를 챙기며 '반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 대표는 추석 당일인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 해결을 위한 영수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길 바란다"며 "대통령이,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자신의 단식을 둘러싼 논란을 환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단식으로 9월 국회가 사실상 중단돼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추석 밥상머리에 영수회담을 올려 국면을 전환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거듭된 영수회담 제안에도 윤 대통령이 회담에 응하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도 거절할 경우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화살을 윤 대통령에게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영수회담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등, 여야는 이틀째 설전을 이어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 1년 반 동안 국회를 민생방탄장으로 만든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영수회담) 불통은 가히 기네스북 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은 명분 없는 영수회담이 아니라 여야 대표회담"이라며 "단식 정치에 이어 병상 정치까지 이어가는 이 대표가 난데없이 구시대의 유물 영수회담을 들고 나섰다"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는 국회를 방탄장으로 만든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전형적인 딴청 피우기 화법"이라고 꼬집었다.
병상에선 '코앞 닥친' 강서구청장 선거 '지원사격'
이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도 힘을 실으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28일 병상에서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출정식 보고를 받은 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정권 심판 선거인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 될 것이므로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국정 실패를 정쟁과 정적 죽이기로 덮을 수 없다는 것을 강서구민들과 국민들이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의 귀책 사유가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 후보의 구청장직 상실로 보궐선거 비용이 약 39억 원 들게 됐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강 대변인은 논평에서 "1년에 1000억 넘게 벌기 위한 수수료로 40억 정도는 애교 있게 봐달라는 김 후보의 망언에 국민은 귀를 의심했다"며 "이번 선거의 본질은 강서 발전을 위한 한 몸 내던질 인물을 뽑아야 하는 '일꾼론'과, 윤석열 정권 폭주를 심판해야 한다는 '심판론'"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