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를 이룬 한국 배드민턴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녀 단체전에서 모두 순항하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특히 남자 대표팀은 최강 인도네시아를 꺾었다.
김학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단체전 8강에서 나란히 웃었다. 여자 대표팀이 먼저 몰디브를 3 대 0으로 완파했고, 남자 대표팀도 인도네시아에 3 대 1 역전승을 거뒀다.
남녀 모두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대진운도 나쁘지 않아 내심 금메달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남자 대표팀의 선전이 빛났다. 대표팀은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를 잡았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남자 단식 세계 랭킹 47위 전혁진(요넥스)이 세계 2위 앤서니 시니수카 긴팅과 1단식에서 분전했지만 0 대 2(15-21 17-21)로 졌다. 2세트 15 대 8까지 앞서다 역전패한 게 아쉬웠다.
하지만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우승을 이룬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세계 4위)이 분위기를 바꿨다. 둘은 복식 세계 1위 파자르 알피안-무하마드 라이언 아르디안토와 87분의 대접전 끝에 2 대 1(11-21 24-22 21-17)로 역전승을 일궈냈다.
특히 듀스 접전이 펼쳐진 2세트가 백미였다. 서승재-강민혁은 18 대 15로 앞서다 동점을 허용하며 흐름을 내줄 뻔했다. 그러나 잘 버틴 뒤 3번째 듀스인 22 대 22에서 잇따라 강력한 스매시를 선보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둘은 3세트 역시 스매싱을 앞세워 승리했다.
분위기를 탄 대표팀은 3단식에서 세계 119위 이윤규(김천시청)가 일을 냈다. 조나탄 크리스티(세계 5위)를 2 대 0(21-15 21-16)으로 완파한 것. 특히 2세트 18 대 15에서 연속 다이빙 수비 뒤 강력한 점프 스매싱으로 마무리한 게 압권이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복식 세계 332위 김원호(삼성생명)-나성승(김천시청)도 힘을 냈다. 4복식에서 11위 롤리 카르난도 레오-마르틴 다니엘을 역시 2 대 0(21-18 21-17)으로 이겼다.
한국의 4강전 상대는 네팔을 누른 인도다.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의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노린다.
여자 대표팀도 몰디브를 매치 스코어 3 대 0으로 완파했다.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한국은 1번 시드인 중국, 3번 시드인 일본 등이 반대편 조로 빠져 결승에서나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