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슈(무술) 간판 서희주(29·전남우슈협회)가 9년을 기다려온 개인 3번째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다. 비록 0.003점 차로 고대했던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두 차례 수술을 받는 등 부상을 이겨내고 값진 무대를 펼쳤다.
서희주는 2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구아리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슈 투로 여자 검술·창술에서 총점 19.423점을 얻었다. 베트남의 두옹 뚜이 비(19.426점)에 단 0.003점 차이로 4위에 머물러 메달이 무산됐다.
2014년 인천 대회 동메달 이후 서희주는 9년 만에 입상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그러나 그동안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대회 출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서희주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경기 시작 5분 전 몸을 푸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 십자 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4년을 담금질해 전성기에 접어든 서희주로서는 너무나도 아쉬운 부상이었기에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런 서희주는 이후에도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서희주는 포기하지 않았고, 소속팀이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시안게임 출전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서희주는 2번이나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는 과정을 이겨냈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는 못했다. 사실 한국 우슈에서 여자 선수는 실업팀이 없어 20대 초반이면 거의 은퇴하기 마련이다. 서희주는 그럼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3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서희주는 2차 시기 종목인 창술에서 맨 마지막으로 출전해 13개 세부 종목에서 실수 없이 연기를 펼쳤다. 동작 질량 5.0점, 난도 2.0점, 연기력 2.710점으로 4위로 후회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2014년 인천에서 투로 사상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냈던 개척자 서희주의 아름다운 퇴장이었다.
한국 우슈는 투로 남자 남권·남곤의 이용문(충남체육회)이 은메달을 따내며 자존심을 세웠다. 겨루기 종목인 산타 남자 60kg급 김민수(전남도청)와 65kg급 전성진(경주시청)도 동메달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