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7일 중국 저장성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키르기스스탄과 16강에서 5 대 1 승리를 거뒀다. 정우영이 2골, 백승호와 조영욱, 홍현석이 각각 1골씩 책임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후반 15분 고영준과 교체됐다. 하지만 교체 전까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강인의 발 끝에서 나온 패스가 한국의 공격 기회를 수 차례 만들었다.
이날 대표팀에 내려진 특명은 빠른 선제골이었다. 키르기스스탄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로 약체지만 쉽게 실점하지 않는 끈질긴 수비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이런 키르기스스탄과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1 대 0 진땀승을 거둘 정도로 고전했다.
그런데 오히려 상대 수비가 이강인에 집중된 덕에 다른 공격수들에게 빈 틈이 생겼다. 전반 9분 문전으로 쇄도하는 설영우를 놓친 상대 수비수는 결국 말을 걸어 이를 저지하다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이후 키커로 나선 백승호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제골을 넣은 한국은 여세를 몰아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도 상대 수비는 이강인을 막는 데 급급했다. 그 결과 오른쪽에서 날아온 엄원상의 크로스가 정우영에게 편하게 배달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한국은 전반 28분 백승호의 터치 실수로 만회골을 허용했다. 상대 공격수 막사트 알리굴로트가 이를 가로채 그대로 일대일 상황을 맞은 뒤 실점을 했다.
일격을 당한 한국은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공세를 펼쳤지만 전반 종료까지 격차는 1점에 그쳤다. 전반 44분 이강인이 직접 공을 몰고 가 왼발로 컷백을 올려 정우영의 머리를 겨냥했지만 아쉽게 상대 수비에 막혀 득점이 무산됐다.
비록 지난 24일 바레인과 조별 리그 3차전에서 36분 동안 가볍게 몸을 풀었지만, 이후 사흘 만에 현지 적응을 마치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이강인은 후반 15분 고영준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대표팀 합류는 늦었지만 호흡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제 이강인에게 남은 숙제는 컨디션 조절뿐이다. 몸 상태를 최고치로 끌어올린다면 황선홍호는 진정한 완전체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강인이 빠진 뒤 3골을 몰아쳐 5 대 1 대승을 거뒀다. 후반 29분 정우영의 페널티킥 득점을 시작으로 조영욱과 홍현석이 연달아 골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