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장염'으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명절 연휴에는 평소보다 장염 환자가 늘어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3일 동안 장염으로 인한 응급의료센터 내원 건수는 1285건으로, 연평균(861건)보다 400건 이상 많았다.  

평소보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데다, 명절 음식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두지만,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상온에 두는 일도 빈번하기 때문이다.

장염에 걸리면 설사와 복통, 구토, 고열 등의 증세로 연휴 내내 고생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와 예방이 필요하다.
 

"소아·노인, 24시간 이상 구토·설사 반복하면 병원 내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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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으로 이들에 오염된 식품이나 물을 먹어서 감염된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전체의 50~70%, 세균은 15~20% 정도 차지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연중으로 발생하며 매우 높은 전염력을 보여 급식 집단 식중독 사례를 일으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설사다. 대부분의 급성 설사는 세균성일지라도 탈수나 고열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일주일 이내에 저절로 호전된다. 바이러스성 장염의 경우 절반 정도는 하루 이내에 호전되므로 물을 마셔 탈수가 오지 않도록 하면 된다.

하지만 감염에 대한 면역력이 낮은 소아, 노인은 주사로 수액을 보충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최석재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아와 노인은 24시간 이상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하고 구토, 설사가 반복될 시 심각한 탈수가 온다. 병원에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며 "저혈압, 용혈성 요독 증후군, 급성 신부전으로 매우 드물지만,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함부로 지사제 먹으면 증상 악화, 합병증까지 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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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설사를 멈추려고 함부로 지사제를 가정에서 투약했다간 더 오래 고생할 수 있다.

최석재 전문의는 "38도 이상 고열을 동반한 심한 장염인 경우 설사가 몸에서 열을 배출하는 방어 작용을 하는데, 지사제를 먹으면 장내 세균이나 독소가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사제를 오용하면 합병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 전문의는 "지사제 때문에 쌓인 균들이 장 벽을 통과해 복강 내로 들어가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전신 감염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열이 심할 경우 함부로 가정에서 지사제를 투여해서는 안 되며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고 했다.

알코올 중독이나 간 질환이 있다면 장염 증상은 더 위험하다. 최 전문의는 "술은 물처럼 생겼지만, 탈수를 일으키는 물질"이라며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물이 7배 정도 사용된다"고 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탈수가 되어있는 사람들은 쉽게 악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명절의 골칫거리 '장염', 위생 철저히·기름진 음식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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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염에 걸려 연휴 내내 고생하지 않으려면 예방이 최선이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핵심이다. 명절 음식은 대량으로, 또 손으로 직접 빚어 조리하는 경우가 많아 장염에 걸리기 쉽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조리된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이내에 섭취해야 한다.

장염을 일으키는 세균은 40~60도에서 번식하므로 조리할 때 그보다 높은 온도의 불을 사용해야 한다. 사용된 조리 기구는 깨끗하게 닦아 건조해 재사용하는 게 좋다.

특히 익히지 않은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최 전문의는 "가열하지 않은 음식은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며 "특히 가을철 게장이 장염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갈비찜·각종 전·잡채 등 추석 때 먹는 대부분의 음식이 기름진 것도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나물 등은 볶는 대신 무치는 조리법으로 바꾸고, 튀김의 경우 최대한 튀김 옷을 얇게 입혀 기름의 흡수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몸살, 설사 등 장염 증상이 나타났다면 위장을 자극할 수 있는 시고 찬 음식, 과일은 피해야 한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알코올, 탄산음료나 지방 함유량이 높은 유제품은 설사를 유발하므로 자제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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