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은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 피닉스와 평가전에서 대표팀의 1루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문보경은 이날 3번 타석에 들어서 2안타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활약은 6회말에 가장 빛났다. 0 대 0으로 맞선 2사 1, 2루에서 문보경은 대표팀 동료 좌완 김영규(NC 다이노스)를 상대했다. 득점권에서 김영규의 공을 받아친 문보경의 타구는 좌익수 쪽으로 큼지막하게 뻗었다.
이때 주자 최지훈(SSG 랜더스)과 강백호(kt 위즈)가 모두 홈 베이스를 밟았다.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문보경은 여유롭게 2루 베이스에 안착했다.
2 대 0으로 경기가 끝나 문보경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문보경은 이 경기에서 유일하게 타점을 기록한 선수로 남았다.
문보경은 이 경기를 어떻게 평가할까. 정작 본인은 "결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오랜만에 경기라 어색한 것도 있었지만, 타격 타이밍이 괜찮고 전반적으로 결과는 만족스럽다"는 문보경은 "결과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항상 경기에서 주눅 들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경기 결과에 따라 이 마음은 달라지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대표팀은 중심 타선을 3번 노시환(한화 이글스), 4번 강백호, 5번 문보경으로 꾸렸다. 대회에서도 베스트 멤버로 가동될 가능성이 가장 큰 타선이다. 문보경은 "그냥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보경의 포지션이 1루수가 될지, 3루수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이날 경기는 1루수로 출전했고, 큰 실수 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비 훈련 때는 두 포지션 다 준비 중이라는 문보경은 "1루수와 3루수가 똑같은 것 같다"며 "크게 차이 나는 게 없다"고 느낀 점을 전했다.
대회 준비에 대해선 "평상시와 똑같다"고 말했다. 문보경은 "루틴을 지켜가면서 매일 똑같이 훈련하고 있다"며 "아직은 더 많이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대답했다.
문보경이 체감한 대표팀 투수진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문보경은 "너무 치기 어려웠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문보경은 실전 감각을 위해 상대팀인 상무의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한화 이글스), 나균안(롯데 자이언츠), 김영규, 최지민(KIA 타이거즈)을 상대했다. 2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문보경은 "다들 볼들이 좋았다. 상대하기 너무 힘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대표팀 소집 전 문보경은 소속팀 LG에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126경기에 나와 타율 3할4리(457타수 139안타) 10홈런 71타점 76득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똑같이 126경기에 출전한 문보경은 타율은 3할1푼5리로 올해보다 높았지만 다른 타격 지표는 모두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팀의 1위 질주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1위 LG는 아시안게임 기간 정규 시즌 1위를 확정 지을 가능성이 크다. 우승까지 남은 매직 넘버는 10이다.
이에 대해 문보경은 "아쉽지 않다"고 했다. "지금 현재 국가대표팀에 소속돼 있으니까 대표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항저우에 가서도) 소속팀의 경기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볼 것 같다"고 답했다.
대표팀을 이끄는 류중일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문보경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 감독은 "타자들의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좋았다"며 "특히 문보경이 좋아 보였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