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26일(현지시간) "올해 한반도는 그 어느때보다 핵전쟁에 가까이 다가선 위기에 처했다"며 "이에따라 자위력 강화를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적대세력의 무모한 군사적 모험과 도전이 가중될수록 국가 방위력 강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도 정비례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핵협의그룹을 조작한 미국은 수십년만에 핵 전략잠수함과 폭격기들을 조선반도와 주변에 출몰시키면서 핵전쟁 도발 흉계를 실천 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아울러 연초부터 미국과 한국은 문전에서 을지프리덤쉴드(UFS), 쌍용·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 등과 같은 침략적 성격이 명백한 합동 군사훈련을 사상 최대 규모로 벌였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삼각 협력과 관련해 김성 대사는 "미국은 오랫동안 야망해온 아시아판 나토 창설 기도를 실천에 옮겼다"며 "이로인해 동북아 지역에는 신냉전 구도가 들어서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반도 지역 정세가 이처럼 위험천만한 상황이 된데는 미국에 원인이 있지만, 친미 굴종과 동족 대결에 환장이 된 현 대한민국 집권세력에게도 응당한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
김 대사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호칭은 생략했고,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괴뢰정부'라는 표현을 썼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유엔총회에서 북·러 간 무기 거래 가능성을 경고한 것에 대해 그는 "주권국들의 평등하고 호혜적인 관계 발전은 미국의 식민지에 불과한 대한민국이 간섭할 문제가 못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김 대사는 북한의 위성 발사체 규탄은 물론 최근 북한 인권 문제 관련 공개회의를 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대해서도 "안보리가 특정 세력의 지정학적 목적 실현의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안된다"며 "개별 국가의 인권상황을 논의한 것은 유엔 헌장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문제에 소극적인 안보리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김성 대사는 "일본이 인류 생명 안전과 해양 생태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위해를 끼쳤지만 안보리는 침묵하고 있다"며 "안보리에서 미국을 위시한 서방 세력들의 전횡을 막기 위해 유엔 회원국 다수를 차지하는 발전도상국(개발도상국)의 대표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상진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일반토의 연설이 끝난 뒤 개별 발언을 신청해 "북한은 비논리적이고 황당무계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차석 대사는 "북한이야말로 21세기에 유일하게 핵실험을 감행한 국가이고, 올해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을 하면서 역내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반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