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신기록 행진…황선우에겐 아직 '주 종목' 200m가 남았다

황선우 출발. 연합뉴스
워밍업을 모두 마쳤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는 이제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26일 기준 황선우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을 각각 1개씩 획득했다. 대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이었지만, 이 중 개인 최고 기록(47초56) 경신을 목표로 잡은 자유형 100m에서는 동메달에 그친 게 못내 아쉬워 보였다.
 
금메달은 양재훈, 김우민(이상 강원도청), 이호준(대구시청)과 함께 달린 계영 800m 결승에서 나왔다. 특히 7분01초73의 기록으로 지난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한국 기록(7분04초07)을 2초 이상 앞당겼고, 아시아 신기록까지 세우는 쾌거를 이뤘다.
 
뒤이어 혼계영 400m에서는 이주호(서귀포시청), 최동열(강원도청), 김영범(강원체고)과 뭉쳐 3분32초05의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을 합작했다. 여기에 한국 수영은 이 종목에서 박태환이 뛰었던 2010년 광저우 대회(은메달) 이후 첫 메달을 수확하는 값진 성과를 냈다.
 
특히 한국은 황선우의 활약으로 수영 강국 일본(3분32초52)을 추월하는 짜릿한 경기를 펼쳤다. 접영 김영범까지 2위 일본(2분44초36)에 0.06초 차로 밀려 3위(2분44초42)였지만, 마지막 주자인 황선우의 자유영 질주로 순위를 뒤바꾸는 기막힌 역전극을 만들었다. 우승은 3분27초01로 아시아 신기록을 쓴 중국의 몫이었다.
 
역영하는 황선우. 연합뉴스
황선우는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을 마친 뒤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일단 종전 한국 신기록을 2초가량 앞당겼다"면서 "우리 멤버들이 잘해줘서 너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 멤버들과 기록을 계속 단축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예선에서는 이주호와 조성재, 김지훈, 이호준이 3분38초96 전체 3위로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조성재와 김지훈, 이호준은 임무를 마쳤고, 황선우와 최동열, 김영범은 결승부터 합류했다.
 
황선우가 예선에서 뛰지 않은 건 컨디션 조절을 위한 결정이었다. 황선우는 "아시안게임 예선은 굳이 안 뛰어도 되는 상황이었고, 컨디션 관리 부분은 굉장히 괜찮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한국 수영의 혼계영 400m 기록을 단축시킨 원동력은 완벽한 호흡이었다. 황선우는 "멤버들과 합이 잘 맞았기 때문에 2초 앞당길 수 있었다"면서 "좋은 기록을 낸 멤버들과 내년 파리 올림픽, 그리고 세계선수권과 다음 아시안게임까지 같이 가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제 개인전만 남았는데 황선우는 27일 열릴 자유형 200m에서 금빛 물결을 예고했다. 그는 "앞서 치른 자유형 100m는 모든 것을 발휘하지 못한 무대였다. 기록적인 부분에 아쉬움이 있었다"면서도 "계영 800m에서 금메달과 아시아 신기록이 나왔고, 오늘 혼계영 800m에서는 한국 신기록을 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혼계영 800m에서 개인 구간 기록이 잘 나와 기대감이 크다. 50m를 22초76(2위)에 통과했고, 100m를 47초63(2위)에 끊은 황선우는 "구간 기록도 나쁘지 않아서 컨디션 관리를 잘하면 주 종목인 200m 경기에서 그동안 훈련한 결과물을 최대한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형 200m를 주 종목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황선우가 2021년 경영 월드컵 3차 대회와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1위, 2022년 세계선수권과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2위와 1위, 올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3위 등을 차지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26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황선우가 결승점을 터치하자 선수들이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항저우(중국)=황진환 기자
함께 은메달을 합작한 동료들도 크게 기뻐하며 해맑게 웃었다. 선두 주자로 나선 배영 이주호는 "각 종목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과 합을 맞췄다"면서 "네 명 모두 컨디션이 괜찮았고, 일본과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이기고 은메달을 땄는데 4명이 뭉쳐서 재미있는 경기를 한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평영을 맡은 최동열은 한국 수영의 도약에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 수영이 매번 중국과 일본에 밀려 3위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2위를 한 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힘을 합쳐서 계속 준비를 하면 언젠가 가장 높은 곳에 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접영 주자였던 막내 김영범은 선배들과 좋은 추억을 쌓았다. 그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때는 모든 경기 결과가 아쉬웠는데, 몇 달 뒤 아시안게임에서 기록을 많이 단축해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잘하는 형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뜻깊었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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