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력 탄도탄·L-SAM 시민에 첫선 보인 10년만의 '시가행진'

시가행진에 등장한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군의 대량응징보복체계(KMPR)를 구성하는 현무 계열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현재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가 26일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과, 지난 2013년 이후 10년만에 열린 시가행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4시 10분쯤부터 서울 숭례문에서 병력 4600여명, 장비 170여대를 동원해 광화문 광장까지 시가행진을 진행했다. 국군통수권자 윤석열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에 자리했다.

행진은 장비부대가 먼저 출발한 뒤 도보부대가 뒤를 따르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다만 이날 비가 오는 관계로 당초 예정됐던 육군의 AH-64E 아파치 헬기와 공군 블랙이글스 특수비행팀 비행은 취소됐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군 장비부대와 군장병들이 시가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군의 현용 장비들은 육군의 K21 보병전투장갑차와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련장로켓 등과 함께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KAAV), 각종 무인기와 무인잠수정,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천마),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천궁-Ⅰ·Ⅱ, M-SAM),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 등이 동원됐다.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도 증강현실(AR)로 구현돼 행진에 참여했다.

이날 일반에 처음 공개된 무기체계는 L-SAM과 함께 비닉(庇匿) 사업으로 분류돼 제식명조차 공개되지 않는 고위력 탄도미사일이다.

L-SAM은 40-60km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그 이하 고도를 요격하는 천궁-Ⅰ·Ⅱ(M-SAM)과 함께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성한다. 군 당국은 60-100km 고도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L-SAM-Ⅱ도 개발하고 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광화문 거리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첨단 무기들이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군은 지대지 미사일로 '현무' 시리즈를 운용하는데 현무-1은 구형 나이키 허큘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현재는 모두 퇴역했다. 현무-2A·B·C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현무-3 시리즈는 순항미사일(CM)이다. 현무-3의 파생형으로 수상함에서 발사하는 해성-2,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해성-3도 존재한다.

그 이후 등장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정확한 이름과 제원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일부 내용이 알려졌을 뿐,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바는 없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북한이 핵공격을 시도할 경우 수뇌부를 제거하는 대량응징보복체계(KMPR)의 일환으로, 아주 무거운 탄두를 장착해 평양 등 주요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가행진에 등장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2C와 같은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사용하지만 미사일 발사 과정에서 나오는 화염을 막는, 차량 뒤쪽에 달린 방열판의 크기에서 차이가 난다.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이날 등장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당초 예상과 달리 현무-2C와 같은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사용하는 미사일이 공개됐다. 이는 탄두중량 2톤에 사정거리 800km로 알려진 현무-4, 또는 현무-2를 기반으로 한 다른 미사일로 추정된다.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2022년 국정감사 발언에 따르면 현무-5는 탄두중량 8톤에 총중량은 36톤이다. 이는 기존 현무 미사일보다 월등히 무거운 제원이기 때문에 별도의 TEL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으로 "우리 군은 국민의 군으로, 국민의 자유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책무를 쥐고 있다"며 "오늘 우리 국민들께서 여러분의 위풍당당한 개선행진을 보고 여러분을 신뢰하고 우리 안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셨을 것으로 안다"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광화문 거리 일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첨단 무기들이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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