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은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입당 이력이 독립운동의 방편이었을 뿐이었다며 공산당 딱지를 붙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육사가 이 회장의 조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흉상만 남기고 나머지 독립운동가 4인의 흉상을 이전하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 장군이 현재 북한의 공산주의와 혼동되고 있다며 "홍 장군을 공산당이라고 뒤집어씌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1920년 10월 24일 자 미국 '뉴욕트리뷴' 기사를 꺼내든 이 회장은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 입당은 항일 운동을 이어가기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해당 기사에는 '한인 독립운동가들이 볼셰비키와 손잡은 것은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나 나라를 자유롭게 하겠다는 단 하나의 목적 때문'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육사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과정에서 이 회장에게 일종의 '딜'을 제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육사가 홍 장군을 포함한 독립운동가 5명의 흉상을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되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은 남겨놓겠다"고 제안해 이 회장이 이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2018년 육사 교내에 흉상이 설립됐을 당시 논의과정에 참여했다는 이 회장은 정작 "흉상 이전 과정에서 아무런 의견수렴도 없었다"며 항의 차원에서 지난 3일 육사 석좌교수에서 사퇴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고위 공직자들의 역사관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최근 '육사의 전신이 어디냐'는 질문에 '국방경비대사관학교'라고 답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일본놈의 잔재들이 모여 만든 조선경비대가 원조라고 한다"며 "큰일 났다"고 말했다.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도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봐야 한다는 일부 보수 진영의 인식을 비판하며 "1948년 건국론도, 1919년 건국론도 다 틀렸다"고 밝혔다. 1919년을 기준으로 군주제에서 민주공화제로 정치체제가 변화했을 뿐 나라가 새로 건국된 게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을 인용하며 현재 대한민국의 시작점을 임시정부 수립일인 1919년 4월 11일로 봐야 한다고 명확히 했다.
이 회장은 육사에 흉상이 설치된 독립운동가 5인 중 한 명이자 1911년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