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 속에 26일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지지 측과 반대 측의 갈등도 고조됐다.
이날 오전 9시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는 민주시민촛불연대 등 이재명 지지자들이 모인 응원 집회가 시작됐다.
이들은 '정적제거 중단하라', '민주주의 지켜내자', '조작검찰 조작수사 중단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 법원 출석을 앞둔 이 대표를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인천 계양구에서 이날 오전 7시부터 법원 앞에 와있었다는 김정희(53)씨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돼야 한다"면서 "(이재명 대표는) 증거 인멸할 것도 없고 검찰이 일방적으로 조작한 수사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은 이미 진실을 다 알고 있다"고 분개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이재명 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안모(68)씨 또한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했다.
안씨는 "지금까지 압수수색하면서 검찰 측에서 증거를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며 "범인이라고 정해놓고 증거도 없이 어떻게 해서든 정쟁으로 일삼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명만 제거하면 된다는, 국민을 아주 우습게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10시 30분쯤 법원 앞 지지자 측 집회를 찾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무대에 올라 "최소한의 사법시스템이 살아있다면 영장이 기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각 중앙지법 앞에 모인 이재명 지지자들의 바로 옆에서는 대한민국 애국순찰팀 등 반대 측의 맞불 집회가 이어졌다.
'이재명 구속하라', '이재명이 범인입니다' 등의 손팻말을 든 반대 측 참가자들은 이 대표 지지 측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이재명은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 이재명 범죄는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맞불 집회 참가자 고모(65)씨는 "이재명이 구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는) 전과 4범 범죄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튜버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모(56)씨 또한 "범죄자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표의 지지 측과 반대 측 사이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양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력 1800여 명을 배치했다.
이 대표의 출석 시간이 다가오자 지지자들은 "이재명! 이재명!"이라고 외치며 이 대표가 오길 기다렸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분쯤 지지자들이 기다리는 법원 정문 쪽을 통과하지 않고 후문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한편 단식을 마치고 회복 중인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 처음으로 구속 심사에 출석한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된다. 검찰과 이 대표 측은 범죄 혐의 소명 정도, 구속 필요성을 놓고 한 치의 물러섬 없는 법정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