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다가오면서 국민의힘도 득실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표면적으로는 이 대표의 구속여부와 상관없이 민생에 주력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영장 발부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구속시 역풍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오늘 영장심사, 與 "구속 가능성 높아"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24일 동안의 단식을 중단한 이 대표는 이날 법원에 직접 출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 대표에게 "조속히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란다"면서도 "민주당의 혼란으로 민생 입법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여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구속 가능성을 높게 전망한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대북 송금 사건에서 진술을 번복시키기 위해 회유하거나 선거 과정에서 위증을 교사하고 회유, 협박한 정황들이 있기 때문에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다"며 "범죄의 중대성이 있어서 법리적으로만 따진다면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영장발부시? "사분오열 민주당, 민생 집중으로 차별화 나설 기회"
영장이 발부돼 제1야당 대표가 구속된다면, 민주당은 분당 수준의 분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당은 보고 있다. 여당으로서는 민생에 주력하며 차별화를 내세울 수 있는 기회다. 지도부 관계자는 "벌써 친명과 비명뿐 아니라 온갖 계파가가 다 나와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어 당이 공중분해될 가능성이 있다"며 "집권여당이 할 일은 야당이 혼란에 빠진 사이 민생을 돌보고 경제를 챙기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민주당이 비대위 전환 등을 통해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쇄신에 나설 경우 오히려 국민의힘에 위기라는 목소리도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게 굉장히 위협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전망했고, 김웅 의원도 "이제 민주당은 이 대표 이후 지도체제를 건설해야 할 것이고 국민의힘은 이 대표 없는 민주당과 맞붙어야 한다. 어려워지는 것은 우리"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가 구속이 되더라도 총선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에서는 공공연히 이 대표의 '옥중 공천' 가능성마저 회자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비명계가 체포동의안을 가결까진 시킬 수 있어도 당내에서는 여전히 소수"라며 "이들이 당권을 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부 비명계가 탈당할 수는 있어도 대다수는 결국 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선거를 치러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분당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재명 체제가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의원은 "이 대표의 옥중공천이 지지자들 사이에서나 공감대가 있지 일반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당의 유불리를 떠나서 정치혐오만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도 좀 상식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영장기각시? "무리한 수사 역풍 가능성…그래도 수사는 이어져"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여권과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밀어붙였다는 역풍에 직면하게 된다. 구사일생한 이 대표를 중심으로 새로 선출된 친명 원내지도부가 대여 총공세에 나설 경우 정기국회의 원만한 진행도 난망하다.
하지만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는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 공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SBS라디오에서 "기각이 돼도 영장전담판사가 중대한 혐의가 소명됐는지 여부를 정리하고 시작될 텐데, (이재명 대표가) 죄가 아예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