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테니스 열풍 속에 동호인 대회에서 역대 최고령 및 최연소 우승자 듀오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성기춘 회장(73·명문클럽)과 최근 무섭게 떠오르는 동호인 박상민 씨(25·어벤져스/성원)다. 48살 차이의 성 회장과 박 씨는 최근 복식 파트너로 전국 대회를 제패했다.
둘은 지난 16일 경기도 가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7회 산들만찬배 2023 KATA 투어 테니스 대회' 남자 오픈부에서 우승했다. 성 회장과 박 씨는 결승에서 김정수(강서어택/인천새암)-이상훈(김포통진/새암) 조를 6 대 4로 눌렀다.
성 회장은 한국 동호인 테니스계의 대부다. KATA는 지난 1995년 대한테니스협회 산하 동호인랭킹위원회로 출발했는데 성 회장은 랭킹제를 도입하는 등 동호인 대회의 체계를 만들었고, 1000회가 넘는 대회를 개최해 한국 동호인 테니스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산 전국 대회 150회 이상 우승을 달성할 만큼 실력도 갖췄다. 성 회장은 신인부와 오픈부, 베테랑부, 시니어 대회까지 고희를 훌쩍 넘은 현재도 왕성하게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특히 출전 제한이 없어 최강자들이 출전하는 오픈부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탁구 선수 출신인 성 회장은 현재도 일주일에 2회 꾸준히 레슨을 받아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성 회장은 "오랫동안 테니스를 하다 보니 이런 영광을 안게 됐다"면서 "나이가 있어 예전처럼 빨리 뛰지는 못하지만 젊은 층 못지 않은 열정으로 대회에 나서고 있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박상민 씨는 올해 KATA 오픈부 랭킹 2위를 달리는 강자다. 테니스 선수 출신 부모님을 둔 박 씨는 12살 때 입문해 10년 이상 레슨을 받아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는 평가다. 25살 규정에 따라 대회 출전이 많지 않았음에도 지금까지 전국 대회 15회 우승을 이뤄냈다.
48살 차 듀오의 우승은 역대 동호인 대회 최초의 기록이다. 성 회장은 "앞으로 더 많은 젊은 테니스 동호인들이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베테랑 동호인들도 지지 않게 더욱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