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현직 시장, 가족과 쇼핑 중 행방불명…"갱단에 납치 당한 듯"

쇼핑 후 이동 중 행방불명…다른 지역선 갱단간 충돌로 긴장 고조

연합뉴스

멕시코에서 악명 높은 한 폭력 조직이 자신들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굽히지 않던 현직 시장을 납치했다.

멕시코 할리스코주 검찰청은 24일(현지시간) 공식 소셜미디어에 "우리 지역에서 실종 신고된 미초아칸주 코티하시(市) 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티하시의 욜란다 산체스 피게로아 시장은 전날 가족과 함께 인근 할리스코주 사포판시(市)를 찾아 쇼핑하고 이동 중 무장한 사람들의 공격을 받고 행방불명됐다.

시장과 동행했던 다른 2명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현지 일간지인 엘우니베르살은 피게로아 시장이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에 의해 피랍됐다는 게 수사기관 판단이라고 보도했다.

CJNG는 현재 미국에서 수감 중인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 차포')이 이끌던 시날로아 카르텔과 더불어 멕시코의 양대 갱단으로 꼽힌다.

지난 7월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영향력을 확장 중인 CJNG에 대해 보고하며 "(그들은)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샬럿, 시카고, 애틀랜타 등지에 펜타닐 등 마약 유통 센터를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 이름에서 보듯 주요 근거지는 할리스코주를 비롯한 인근 접경 지역이다. 미초아칸주도 포함된다.

인구 1만5천명 안팎(멕시코 통계청 2020년 조사 기준)의 지방자치단체를 이끄는 피게로아 시장은 평소 CJNG에 대한 강경 대처 방침을 고수하던 인물로, 갱단으로부터 지속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실제 지난 4월에는 CJNG 조직원들이 시청 건물을 폭파해,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피게로아 시장은 군에 병력 지원을 요청하는 등 물러서지 않은 바 있다.

남부 치아파스주에서도 최근 CJNG와 시날로아 카르텔 간 지역 통제권 다툼으로 긴장이 점증하고 있다.

일간지 라호르나다는 프론테라 코말라파와 치코무셀로 등 시골 마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CJNG가 시날로아 카르텔로부터 도전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평소 CJNG 갱단원들에 의해 어려움을 겪던 마을 주민이 시날로아 카르텔 갱단원을 향해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남부 과테말라와의 국경과 접한 이 지역은 중남미 이민자들을 상대로 한 인신매매와 갈취 등을 통해 '범죄자금'을 용이하게 모을 수 있는 곳이어서, 카르텔 간 다툼이 빈번하다.

멕시코와 과테말라 양국은 충돌 예상 지역 주변에 군 장병 배치를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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