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근대5종 개인전 결승전. 이날 한국 선수로는 전웅태(광주광역시청)과 이지훈(LH), 정진화, 서창완 등 4명이 출전했다.
개인전에서는 전웅태가 1508점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뒤이어 이지훈이 1492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1477점의 성적을 거둔 정진화는 4위에 올랐다.
근대5종 단체전은 각 국가별 개인전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가른다. 한국은 전웅태(1508점)와 이지훈(1492점), 정진화(1477점)의 점수를 합쳐 총 4477점으로 정상에 등극했다. 1424점으로 8위에 머문 서창완은 상위 3명에 들지 못해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대표팀의 맏형이자 주장을 맡은 정진화는 경기 후 "내가 더 잘했으면 후배들이 편했을 텐데"라며 울먹거렸다. 이어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끝까지 믿고 따라와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건 정진화는 이번 단체전을 통해 첫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막내 서창완 홀로 개인전, 단체전 모두 메달 없이 대회를 마친 데 대한 속상한 마음이 앞섰다.
정진화는 "막내(서창완)가 같이 메달을 따지 못한 부분이 주장으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금메달보다 함께 피땀 흘리며 훈련한 시간이 더 값지다는 걸 알고 있다"고 서창완을 항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정진화는 펜싱 종목에서 215점으로 13위에 머물며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20년 가까이 운동을 하면서 근대5종이 항상 힘든 종목이라는 걸 느꼈는데, 이번에 또 절감했다"면서 "티를 안 내고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앞장서려 했고, 후배들이 잘 따라와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인전에서는 아쉽게 4위로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정진화는 "매 종목이 끝날 때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대표팀을 나갈 생각"이라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뒤 "마지막 대회를 (단체전) 금메달로 장식해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내년에 열린 파리올림픽 출전에 대해서는 "생각은 해봤지만,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후배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폐를 끼치는 기분이 들어서 마음을 먹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제 대표팀을 떠나지만 아직 선수 생활을 마칠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 정진화는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아쉽지만 이제는 후배들을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