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기 종목의 한 축인 남자배구가 중국 항저우에서 '대참사'를 겪었다. 예선 첫 경기에서 약체로 여겨지던 인도에 졌고 12강전에서는 한순위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파키스탄을 만나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완패를 당했다.
제19회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3일 오후 공식적으로 막을 올리는 가운데 남자배구는 개막식이 열리기도 전에 메달 경쟁권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남자배구가 조기 탈락했다는 소식은 배구와 더불어 대표적인 겨울 프로스포츠 종목인 남자농구 대표팀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추일승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공항에 도착해서 뉴스를 접하면서 그런 이야기들을 했다. 동남아 국가가 최약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간판 가드 허훈은 "기사를 오늘 봤다. 우리 앞날은 이러지 않겠지, 이런 걱정도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확실히 경각심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리스트이자 아시안게임에 통산 세 번째로 참가하는 베테랑 김선형도 "반면교사로 삼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고 답했다.
9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에 도전하는 남자농구 대표팀의 첫 경기는 26일에 개최된다. 한국은 조별리그 D조에서 인도네시아, 카타르, 일본을 차례로 상대한다.